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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 키즈'의 성공은 계속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0-19 18: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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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 키즈'의 성공은 계속될까  
▲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를 맡은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이사(왼쪽 셋째)와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이사(오른쪽 셋째)가 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여의도 사옥에서 코스닥시장 신규등록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패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카카오게임하기’를 앞세운 모바일게임 제작사들이 속속 주식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의 수혜를 받고 코스닥에 등록한 대표적 ‘카카오게임 키드’인 모바일게임회사는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가 꼽힌다.

이들은 각각 카카오게임으로 내놓았던 ‘애니팡’과 ‘쿠키런’의 성공에 힘입어 코스닥에 등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모바일게임회사들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카카오게임에 의존한다.

모바일게임 제작사들은 카카오게임을 내놓을 때 600만 명이 넘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얻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이 생기기 전 2011년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규모는 4천억 원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카카오게임 키드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회사들은 카카오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카카오게임 자체가 포화상태에 빠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

◆ ‘쿠키런’과 ‘애니팡’ 주식시장에 오르다

카카오게임 히트작 ‘쿠키런’을 만든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6일 코스닥에 바로 등록했다. 이날 데브시스터즈는 액면가보다 106배 높은 공모가 5만3천 원으로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5961억 원을 기록해 코스닥 순위 35위에 올랐다.

데브시스터즈는 코스닥 등록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 회사는 기업공개 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651.66대1을 기록했다. 공모규모 1천억 원 이상 기업들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일반공모청약에 몰린 증거금만 4조 원이 넘는다.

투자자들은 데브시스터즈가 쌓은 탄탄한 실적에 관심을 보였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437억 원, 영업이익 264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60.4%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1% 늘었고 영업이익은 110% 증가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실적 기반은 카카오게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쿠키런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09년 미국시장에 내놓았던 ‘오븐브레이크’를 카카오게임용으로 리메이크해 지난해 4월 쿠키런으로 출시했다. 쿠키런이 데브시스터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나 된다.

쿠키런은 나오자마자 카카오게임에서 단일 게임 다운로드 1위와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7500만 건이나 다운로드되면서 실적상승을 이끌었다. 현재 가입자 수만 1천만 명이 넘는다.

데브시스터즈의 등록은 먼저 코스닥에 등록된 선데이토즈의 성공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선데이토즈는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린 모바일 퍼즐게임 ‘애니팡’을 만든 회사다. 2012년 7월 카카오게임 론칭과 비슷한 시기에 애니팡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 애니팡은 국내 카카오게임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27개월) 서비스되며 지금도 1일 이용자 1천만 명을 유지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11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하나그린스팩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등록했다. 3년 연속 흑자를 내야 한다는 코스닥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

상장한 뒤 선데이토즈가 지난 1월 카카오게임으로 내놓은 ‘애니팡 2’도 전작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쳤다. 출시 뒤 4개월 만에 올해 나온 카카오게임 가운데 최초로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810억 원과 영업이익 354억 원을 거뒀다.

우회등록한 뒤 3천 원대였던 선데이토즈 주가는 이른 실적에 힘입어 17일 종가 기준으로 2만325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7499억 원으로 코스닥 23위를 차지한다. 먼저 등록상장한 온라인게임 제작사 위메이드(6274억 원)나 네오위즈게임즈(4492억 원)보다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데이토즈는 카카오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안정적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데브시스터즈 등록 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선데이토즈에 매수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 키즈'의 성공은 계속될까  
▲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강남 앤유하우스에서 신작 모바일게임 '숲속의 앨리스'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상장 대기하는 카카오게임 키드인 모바일게임회사들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의 뒤를 이어 다른 카카오게임 제작사들도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러브커피’를 만든 파티게임즈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코스닥 공모절차를 시작했다. 공모예정가는 1만500원에서 1만3천 원 정도로 공모규모만 125억 원 가량에 이른다.

파티게임즈의 대표적 카카오게임 아이러브커피는 올해 상반기에 누적 가입자 수 1200만 명과 누적 매출 500억 원을 낸 유명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다. 2012년 7월 카카오게임 출범과 함께 출시된 뒤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7월10일 코스닥 등록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등록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했다. 이번 증권신고서 제출에 이어 다음달 안으로 코스닥 등록을 끝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이사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퍼블리싱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시장 공략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등록을 목표로 하는 다른 카카오게임 제작사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은 네시삼십삼분과 액션스퀘어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 가운데 최대 히트작품인 모바일 액션게임 ‘블레이드’를 기반삼아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넥슨 대표이사을 지냈던 권준모 이사회 의장이 2009년 설립한 모바일게임 제작사 겸 퍼블리싱회사다. 퍼블리싱은 다른 회사가 제작한 게임에 자본을 투자하고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것을 뜻한다.

네시삼십삼분은 권 의장이 지분을 투자한 게임제작사 액션스퀘어가 만든 블레이드를 퍼블리싱했다. 당시 두 회사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퍼블리싱 기법을 통해 사실상 블레이드의 개발과 유통을 함께 진행했다.

블레이드는 4월22일 카카오게임으로 나오자마자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출시 40일 만에 다운로드 300만 건을 넘기고 글로벌 모바일게임 매출 4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누적매출만 600억 원을 올렸다.

권 의장은 지난 7월 “네시삼십삼분 상장은 속도보다 적합한 타이밍을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장은 곧이어 삼성증권 이사 출신인 박재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해 기업공개 준비를 시작했다. 네시삼십삼분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 원대다.

블레이드 제작사인 액션스퀘어도 네시삼십삼분과 함께 등록할 가능성이 높다. 김재영 액션스퀘어 대표이사는 이달 초 “등록준비를 진행중이며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블레이드의 해외서비스에 집중한 뒤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액션스퀘어는 선데이토즈와 마찬가지로 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한 코스닥 우회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게임회사 전문경영인 출신인 김창근 전 조이맥스 대표를 영입하면서 등록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도 넷마블게임즈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와 넷마블엔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카카오게임 히트작인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을 만들었다. 양쪽 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60%를 넘는다.

방 의장은 내년 중순부터 두 회사의 기업공개 절차를 시작해 늦어도 2016년 코스닥에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넷마블몬스터의 3대 주주이자 넷마블엔투의 개인 최대주주다. 방 의장은 지난달부터 두 회사의 등기임원도 맡았다.

  '카카오게임 키즈'의 성공은 계속될까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이사가 지난 6월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포 2014'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은 어떻게 ‘카카오 키즈’을 만들어내나


카카오게임 키즈라고 불리는 모바일게임회사의 연이은 기업공개는 카카오게임이라는 플랫폼의 위력을 극대화한 결과다.

카카오게임은 2012년 7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뒤 여러 모바일게임 히트작을 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애플앱스토어와 맞먹는다.

카카오는 지난 7월30일 출범 2주년을 맞아 카카오게임이 모두 230여 개의 파트너회사를 통해 약 520개의 모바일게임을 카카오톡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7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게임 누적가입자는 5억2천만 명이며 월평균 순이용자 수도 2천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을 통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은 몸집을 키웠다.

국내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2011년 4236억 원이었으나 카카오게임이 출범한 2012년 말 8009억 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조2천억 원을 넘기면서 게임산업의 주류를 차지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제작사의 매출에서 카카오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 등 카카오게임 키즈라고 불리는 모바일게임업체들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카카오게임에서 나온다. 자체 게임플랫폼을 보유한 게임빌도 지난해 2분기 매출 332억 원 가운데 카카오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겼다.

같은 게임이라고 해도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될 경우 매출이 훨씬 늘어난다.

넥슨이 만든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인 ‘영웅의 군단’의 경우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먼저 독자적으로 출시했다가 그뒤 카카오게임으로 다시 출시됐다. 17일 기준으로 영웅의 군단 카카오게임 버전은 구글플레이스토어 모바일게임 매출순위에서 23위에 올라있다. 독자적으로 출시한 버전의 순위는 36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의 수익성은 다른 게임플랫폼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며 “다른 플랫폼에 먼저 출시해 게임을 다듬고 카카오게임에서 본격 서비스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은 다음카카오 합병 전 카카오에게 든든한 화수분이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 출범 후 안정적 이익을 얻기 시작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 매출은 56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카카오 전체의 상반기 매출 가운데 68%를 차지한다.

  '카카오게임 키즈'의 성공은 계속될까  
▲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이사

◆ 카카오게임 키즈의 미래는 장밋빛일까


카카오게임은 꾸준히 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위기론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카카오게임 제작사들이 상장에 나선 이유도 대규모 자금을 모아 카카오게임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데이토즈는 지난 13일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손을 잡고 ‘애니팡2’를 해외시장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을 ‘라인 트리오’로 개명하고 게임에 라인의 주요 캐릭터 3종을 등장시키는 등 철저히 라인에 맞춰 게임을 바꾸기로 했다.

선데이토즈와 라인은 올해 초부터 애니팡2의 해외진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지역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라인 사용비율이 높은 곳이다. 두 회사는 게임개발과 유통 외에도 국가별 마케팅까지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상장을 기점으로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미 지난 1월 라인과 손을 잡고 해외에 ‘라인 쿠키런’을 출시해 27개국 애플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순위 10위권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는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공개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글로벌 모바일게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게임개발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며 “앞으로 국내외 시장을 만족할 신규 라인업을 개발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게임 키즈라고 불리는 모바일게임업체들이 기업공개를 계기로 해외에 눈을 돌리는 이유로 카카오게임의 성장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들었다.

카카오게임의 올해 2분기 일평균 순이용자 수는 약 1044만 명이다. 지난 1분기보다 11.2%가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가 감소했다. 출범 이후 최대 이용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1188만 명)와 비교하면 144만 명이 더 이상 카카오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된 모바일게임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550개가 넘는다. 일주일에 두 번 신작게임이 출시되기 때문에 새로 나온 게임이 주목을 받는 기간도 예전보다 짧아졌다. ‘하트 보내기’로 대표되는 카카오게임의 마케팅기법도 이용자에게 피로감을 불러온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카카오게임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과 이용자를 모두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카카오게임 특유의 장점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모바일게임 플랫폼 시장에 경쟁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잠재적인 위협요소다.

네이버는 ‘라인’ 외에도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에 게임플랫폼을 입점하고 카카오게임의 뒤를 쫓고 있다. 밴드 게임의 경우 카카오게임의 모바일게임 수수료 21%보다 더 낮은 14%를 책정해 모바일게임 제작사들의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게임 제작사 컴투스와 게임빌도 공동 게임플랫폼 ‘하이브’를 지난 6월 출시했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컴투스 분석보고서에서 “카카오게임 등 높은 메신저 플랫폼 의존이 그동안 수익성을 떨어뜨렸다”며 “컴투스와 게임빌의 자체 플랫폼 전략은 중장기적 성공에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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