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증강현실(AR)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증강현실 관련한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증강현실기능에 필수적인 3D센싱모듈에 일찌감치 투자해온 만큼 수혜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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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3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외에 다른 IT기기에 증강현실기능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8에 증강현실 기능을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안경, 태블릿PC, 맥북 등의 생산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증강현실기능에 관심이 높은 점도 애플이 앞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그는 6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열의를 보이는 분야는 증강현실”이라며 “애플은 세계 최고의 증강현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단독으로 듀얼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면서 협력관계를 돈독히 한 데다 일찌감치 3D센싱모듈을 생산하는 데 뛰어들었다. 애플이 증강현실사업을 확대할 경우 LG이노텍이 필수부품인 3D센싱모듈의 공급을 늘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센싱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 카메라기술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며 “싱글카메라모듈보다는 듀얼카메라모듈이 입체적인 인식을 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일본 소니가 카메라모듈 공급을 중단하면서 애플에 단독으로 듀얼카메라모듈을 공급해왔다. 4월부터 2700억 원을 투자해 3D센싱모듈을 생산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증강현실기능은 현실에 있는 물체를 3차원으로 인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카메라모듈과 3D센싱모듈이 핵심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애플은 차기 스마트폰에 3D센싱모듈을 듀얼카메라 렌즈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3차원 인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3D센싱모듈 생산에 경쟁업체들보다 일찍 뛰어들었기 때문에 수혜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쟁업체인 삼성전기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D센싱모듈 생산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샤프 역시 3D센싱모듈 기술력이 아직까지 LG이노텍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3D센싱모듈 시장은 LG이노텍과 일본 경쟁업체가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일본업체의 생산성이 수율부진 등으로 약화되고 있어 앞으로 LG이노텍의 공급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