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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가 KB금융 회장 최종후보에 포함된 이유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0-17 17: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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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가 KB금융 회장 최종후보에 포함된 이유  
▲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씨티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씨티은행장이 외부인사로 유일하게 KB금융 회장 최종후보에 포함됐다.

글로벌 은행인 씨티은행의 수장 자리를 14년 동안 지키며 쌓은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 행장이 이끄는 동안 씨티은행의 실적이 계속 악화됐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다 보니 노조와 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 씨티은행 행장 5번 연임, 직업이 은행장

하 행장은 국내 최장수 은행장이다. 한국씨티은행에 30년 동안 근무하며 은행장을 5번이나 연임하는 기록을 세웠다. 14년 동안 은행장을 지내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하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의 행장이 됐다. 그 뒤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그룹에 인수돼 한국씨티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에도 은행장 자리를 지켰다.

그는 4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장을 경험해 본 인물이다. 특히 지주사 회장이 은행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만큼 은행장 업무를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제시한 요건에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강점이다. 회추위는 차기회장 후보 요건으로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강조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국내에서 다른 은행과 경쟁하는 것보다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차기회장의 글로벌 역량은 더욱 중요해 졌다.

하 행장은 글로벌은행인 씨티은행에서 오랫동안 은행장으로 재임했던 만큼 글로벌 역량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있다. 또 정관계 및 해외인사들과 우호적 관계를 쌓은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하 행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공헌하며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미국 최고위급 당국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을 물색했다. 그 결과 재무장관을 지냈던 씨티그룹의 로버트 루빈 고문이 낙점됐고 하 행장은 그를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연결해 줬다.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보였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금까지 하 행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씨티은행 실적과 노사갈등은 약점

KB금융 내부에서 하 행장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하 행장이 씨티은행의 구조조정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벌였던 전력이 부각된다. 하 행장은 그동안 씨티은행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구조조정 카드를 여러 차례 썼다.

하 행장은 지난 4월 190개 지점 가운데 56개 지점을 줄이고 600여 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332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줄어든 것이다. 2010년 이후 씨티은행은 매년 수익이 줄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2년에 비해 8.1% 줄어든 2191억 원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씨티은행의 점포는 134개로 2010년에 비해 38% 감소했다. 직원 수도 같은 기간 4313명에서 4098명으로 5% 줄었다.

하지만 이런 구조조정에도 자기자본비율(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자(NIM) 등 은행의 수익성을 드러내는 지표는 크게 떨어졌다. 하 행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의심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 행장은 지난해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29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 KB국민은행 노조 “의혹투성이 후보 반대”

KB국민은행 내부에서 취임 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내부출신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국민은행 노조는 하 행장을 겨냥해 “의혹투성이의 후보까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내 “국부유출 의혹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것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내정설, 정치권의 지원설 그리고 점포폐쇄, 구조조정, 본점매각 등으로 의혹투성이인 인물을 2차 후보군으로 포함시킨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다시 논란의 외부인사가 최종 후보자로 거론된다면 직원들은 허탈감과 상실감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 행장은 현재 미국 씨티은행 본사와 씨티은행 한국법인이 거액 자문료계약 형태로 국부를 유출한 의혹과 관련해 27일 국감에 출석이 예정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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