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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국 추가투자 압박할 수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26 13: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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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 등 현지업체와 글로벌기업 양쪽에 생산시설 투자확대를 압박하는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수경기 활성화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등 주력제품에서 미국 판매의존도가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기조에서 추가적인 생산투자계획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국 추가투자 압박할 수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공장설립을 독촉했던 것과 같은 전략을 애플에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CEO가 미국에 3곳의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직접 약속했다”고 말했다. 공장이 건설될 구체적인 시기와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해야만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볼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고 팀 쿡 CEO도 여기 동의해 계획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미국에 아이폰 등 주력제품의 생산공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앞세웠던 공약이다. 취임 뒤에도 애플의 세금문제 등을 놓고 계속 압박했다.

하지만 애플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해외 위탁생산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급망과 전문인력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인건비 등 원가가 늘어 가격을 지금보다 100달러 가까이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렇게 되면 시장경쟁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산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 애플의 사업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삼성전자의 미국공장 건설을 촉구했던 것과 같이 애플에 ‘등떠밀기’식의 투자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건설을 고려중이라는 외국언론의 보도를 개인 트위터에 인용하며 “삼성전자에 고맙다”고 밝혔다. 아직 검토단계에 있던 계획에 못을 박은 셈이다.

LG전자 역시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최근 미국에 생활가전공장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최근 대만 홍하이그룹이 최대 11조 원에 이르는 미국 대형 디스플레이 공장설립계획을 구체화하며 이런 기조는 더 굳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실행에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홍하이그룹의 공장건설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정부는 홍하이그룹에 세금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공장 건설에 계획한 투자금액은 약 4350억 원, LG전자는 2800억 원 정도다. 홍하이그룹이 내놓은 투자규모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데다 생산제품도 생활가전 등 일부에 그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제품의 시장점유율 1~3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 등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저가에 수출해 현지 생산공장을 갖춘 기업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을 정부기관 등에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트럼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국 추가투자 압박할 수도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한국 등에 자유무역협정 재협상도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현지 생산투자를 더 확대해 생산량과 품목을 더 늘리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폭스뉴스는 “미국정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직접 겨냥하며 해외기업의 공장건설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며 “현지 생산투자여부에 따른 차별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부의 이런 압박이 미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해외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이은 악재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겪고 있어 반등계기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 놓이자 내수경기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블룸버그는 홍하이그룹이 대규모 공장건설을 앞둔 위스콘신주가 트럼프 대통령이 적은 표차로 당선된 지역인 만큼 이와 유사한 정치적 격전지를 중심으로 공장증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공장건설계획이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조와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압박이 구체화되며 변화가 불가피한 입장에 놓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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