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가 뉴욕증시에 입성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뉴욕증시 상장을 발판삼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미래 계획을 추진하려 한다. 하지만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월가 투자자들로부터 환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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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CEO |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바일(FCA)이 13일 뉴욕증시에 상장돼 첫 거래를 시작한다.
피아트는 그동안 밀라노증시에 상장됐지만 올해 초 크라이슬러와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뉴욕증시로 옮겨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뉴욕증시 상장에 앞서 합병법인 본사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네덜란드로 옮기고 세법상 주소를 영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피아트-클라이슬러는 합병을 통해 글로벌 7위로 뛰어올랐는데 본사를 이전하고 뉴욕증시에 입성한 것은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글로벌 완성차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뉴욕증시 상장이 결정되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치오네는 뉴욕증시 상장이 파이트-크라이슬러의 미래 계획을 추진하는 데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18년 700만 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순이익을 69억 달러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르치오네는 “글로벌 완성차기업으로서 피아트-크라이슬러는 GM이나 포드에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뉴욕증시 상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진정으로 그들과 동등하게 평가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뉴욕증시에 상장되면서 이미 뉴욕증시에 상장한 완성차기업인 GM, 포드와 비교가 불가피해졌는데 마르치오네는 두 기업에 비해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뒤쳐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두 미국 완성차와 경쟁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지난 경쟁우위 요소로 자동차 브랜드를 다양하게 갖췄다는 점이 꼽힌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지프, 램,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페라리, 닷지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면서 SUV, 픽업트럭, 스포츠카, 미니밴 등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라인업들이 노후화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또 두 미국 완성차에 비해 북미지역에서 낮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고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한참 뒤져 있다. 합병으로 인해 덩치가 커진 만큼 늘어난 부채를 해소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포드가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GM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뉴욕증시에 상장된다”며 “자동차 주식을 상장하기에 좋은 시점이 아니어서 마르치오네가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