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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시내면세점사업에 뛰어들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0-09 17: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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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내면세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어느 기업이 수혜를 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이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사업에 뒤늦게 진출한 신세계그룹과 한화그룹이 시내면세점을 얻기 위해 강력히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시내면세점이 늘어나면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MCM도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신세계, 시내면세점 진출 속도내나

9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시내 면세점에 대해 입찰공고를 내고 신규 사업자 공모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8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촉진을 위해 시내면세점을 늘리겠다”고 말한 만큼 시내면세점 확대정책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시내면세점사업에 뛰어들까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 사실상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이에 따라 최근 면세점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과 한화갤러리아가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면세점은 모두 42개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를 포함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은 19곳이다. 중소중견기업은 14곳, 한국관광공사 등 공사는 9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관세법에 따르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은 국내에 있는 전체 면세점 수의 60%를 넘으면 안 된다. 또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 수는 전체의 20%(2018년부터 30%)를 넘기도록 규정돼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비중이 각각 45%와 33%다. 한때 대기업 운영 면세점의 비중이 55%를 넘어갔지만 지난해 상생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에게 면세점 운영권을 우선적으로 주면서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시내면세점이 늘어난다 해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 수는 60%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개가 늘어나고 모두 대기업이 차지해도 전체의 55%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면세점 운영권 신규허가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구분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면세점사업은 세계 각국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라며 “앞으로 면세점은 서비스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운영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부산에 한 곳의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화갤러리아는 아직 시내면세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2년 12월 부산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한 뒤 신세계면세점이라는 이름으로 면세점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김해공항 출국장면세점 입찰을 따내면서 면세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 제주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열며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이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면세점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면세점 확대에 수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면세점이 많아지면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과 향수는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다. 최근 5년 동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매출 품목에서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2010년부터 2014년 6월까지 화장품과 향수는 인천공항면세점에서만 2조9124억 원어치나 팔렸다.

  정용진, 시내면세점사업에 뛰어들까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화장품과 향수 매출은 2010년 5256억 원에서 2013년 7004억 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3778억 원으로 작년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지난해 면세점에서만 1573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2년보다 22% 늘어나며 국내 주요 면세점 화장품분야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라네즈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거둔 매출 역시 82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에서 라네즈는 고급브랜드로 통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 MCM의 수혜도 만만찮을 듯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면세점이 늘어나면 수혜를 보게 될 게 분명하다.

MCM은 수년 전부터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MCM의 면세점 매출은 연평균 100% 증가했다. MCM은 올해 처음으로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명품잡화브랜드 중 루이비통, 카르티에의 뒤를 이어 매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MCM은 최근 국내 면세점, 백화점, 직영점 매장에서 1인당 모두 5개 품목을 초과해 구매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MCM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 MCM 제품을 구입해 중국에서 비싸게 되파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김성주 회장은 2005년 독일브랜드 MCM을 인수했다. MCM은 현재 35개 국가에서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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