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과 손을 잡으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도 발굴하고 이해진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력도 높아졌다.
네이버는 27일 증시가 개장하기 전 시간외대량매매로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 4739만3364주(7.11%)를 매입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이날 장이 시작하기 전에 네이버 자사주 56만3천63주(1.71%)를 시간외대량매매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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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26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합의했다.
네이버의 이번 투자 규모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금융권 투자다. 네이버는 미래에셋캐피탈, 국민연금에 이어 미래에셋대우의 3대 주주에 올랐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해외사업과 핀테크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탄탄한 글로벌네트워크와 금융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지점은 3월 말 기준 14곳에 이른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지점 13곳을 두고 있다.
네이버도 자회사 라인을 통해 탄탄한 해외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과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의 글로벌 가입자는 7억 명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 등 금융분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기술과 미래에셋대우가 갖춘 방대한 금융콘텐츠와 빅데이터가 결합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효과의 창출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이번 상호 지분투자를 통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해진 창업자는 합병 등으로 네이버를 키우는 과정에서 지분이 4.6%로 줄었다.
현재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0.76%에 이른다. 반면 네이버는 자사주 12.6%를 들고 있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해외 해지펀들이 네이버를 공격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네이버는 이번에 자사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넘기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지분 보유기간에 서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계약기간이 지나 주식매도 시 상대회사가 지정하는 투자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를 보유하기로 했다. 또 보유 기간에 계약위반 시 상대편 회사가 주식을 지정하는 자에게 매도를 청구하는 권리도 확보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정책방향을 감안할 때 앞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자사주 활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네이버가 외부 투자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와 동시에 지분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