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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더리움 채굴 열풍에 삼성전자도 이득 본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16 16: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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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투자열풍이 불면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가상화폐를 벌어들이는 데 이용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그래픽카드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한 엔비디아와 AMD는 가상화폐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채굴 열풍에 삼성전자도 이득 본다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삼성전자가 이런 시장변화에서 그래픽반도체의 위탁생산량과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의 공급을 늘리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이 직접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슈퍼컴퓨터 시스템 보급이 확산되며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수요처가 새로 열리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낼 경우 보상으로 발급되는 방식의 가상화폐다. 금광에서 금을 캐내는 것을 빗대 ‘채굴’한다는 표현이 널리 사용된다.

가상화폐는 초반에 금을 대신할 수 있는 투자자산 개념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구입하기보다는 직접 채굴해 벌어들이려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개인이 직접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벌어들일 경우 이전에는 시스템 구축비용과 전기세 등을 고려하면 타산이 맞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12일 개당 3천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초 1천 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이더리움 가격은 올해 초 10달러 정도에서 현재 350달러까지 치솟았다.

가상화폐 채굴방법은 직접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 외에도 업체가 초기 시스템 구축비용을 투자받은 뒤 비트코인을 일부 돌려주는 방식 등으로 발전하며 시장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이런 슈퍼컴퓨터에는 고성능 CPU뿐 아니라 PC에서 고사양 게임을 돌릴 때 사용되는 그래픽카드가 여러 개 필요하다.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설계구조가 동시에 여러 연산을 수행하는 가상화폐 채굴방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RBC캐피털에 따르면 가상화폐 채굴용 컴퓨터에서 그래픽카드가 차지하는 가격의 비중은 66%에 이른다. CPU와 메인보드는 14%, 전원장치 등은 약 10%에 불과하다.

가장 보편적인 3천 달러 안팎의 개인용 채굴장치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6개 정도 탑재된다. 전문적인 기기의 경우 최소 1만 달러 이상이 들어 그래픽카드가 훨씬 많이 필요하다.

가상화폐 채굴의 인기가 높아지며 그래픽카드는 전 세계적으로 몇주째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기가 높은 일부 제품은 미국과 한국 등에서 모두 웃돈을 얹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그래픽반도체(GPU)시장에서 미국 엔비디아는 약 70%, AMD의 점유율은 30% 정도로 시장을 완전히 양분하고 있다. 그래픽카드 수요급증의 수혜를 독식하는 셈이다.

RBC캐피털은 가상화폐 전용 그래픽카드 판매가 엔비디아의 매출을 지금보다 10% 가까이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AMD도 비슷한 수준의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AMD는 그래픽카드의 수요가 가상화폐 분야에서 급증하자 아예 채굴에 더 적합하도록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채굴장치의 보급화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채굴 열풍에 삼성전자도 이득 본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리사 수 AMD CEO.
RBC캐피털은 이더리움 채굴에 이용되는 그래픽카드의 시장규모가 연간 8억75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비트코인의 시장규모는 훨씬 크지만 집계되지 않았다.

엔비디아와 AMD는 이미 인공지능 서버와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반도체시장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동안 220%, AMD는 142%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엔비디아와 AMD의 성장에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혀왔다. 그래픽카드에 이용되는 고성능 그래픽D램을 공급하는데다 이들을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 신규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열풍이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카드 수요급증을 이끌 경우 삼성전자도 부가가치가 높은 그래픽D램과 위탁생산 수주물량을 늘려 반도체 실적이 증가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래픽카드에서 협력확대 성과가 신사업분야 협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삼성전자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HBM2 D램을 공동개발해 인공지능 반도체에 공급받고 있다.

미국 CNBC는 “가상화폐 채굴에 뛰어드는 개인과 업체가 점점 늘며 그래픽카드 공급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가 제품 출시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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