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편의점업계 호황에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경영주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다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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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5월16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개장식에 참석해 핸드페이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뉴시스> |
1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코리아세븐(롯데쇼핑 편의점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불과 0.07%에 그쳤다.
코리아세븐은 1분기에 매출 8643억 원, 영업이익 5억7400만 원을 거뒀다.
점포 수가 지난해 1분기보다 546곳 늘면서 매출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551억 원의 3분의 1 규모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이 43%가량 늘고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의 영업이익도 21% 증가한 점과 대조적이다. 이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은 3~4%대에 이른다.
코리아세븐은 저조한 영업이익률의 원인으로 물류·마케팅비용과 위탁점포 중심의 매장 운영방식을 꼽고 있다.
위탁점포는 본사가 직접 매장을 개설하고 개인에게 편의점 운영만 맡기는 방식으로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포보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현재 세븐일레븐 가맹점포와 직영 및 위탁점포 비중은 6대 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준 이유로 포켓몬고 마케팅이 지목된다.
코리아세븐은 1분기에 포켓몬고 공식 파트너사로 지정되면서 100억 원을 웃도는 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리아세븐이 공식파트너사로 선정된 뒤 국내에서 포켓몬고 열풍이 급속도로 식으면서 효과는 거의 보지 못했다.
본사에 지불하는 기술사용료도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에 순매출의 0.6%를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코리아세븐이 낸 기술사용료는 246억 원에 이른다. 특히 기술사용료가 매출에 연동되면서 출점과 동시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코리아세븐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자칫 가맹사업에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을 경영하려는 사람들이 세븐일레븐보다 인지도가 높고 수익성도 높은 CU와 GS25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직영점포와 위탁점포가 늘어나고 임차료가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점포 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븐일레븐 점포는 CU, GS25보다 각각 2300여 개, 2100여 개 적었는데 1분기 격차가 2500개 이상으로 벌어졌다.
편의점사업은 매장 수가 인지도,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세븐일레븐을 활용하려면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신규 점포를 늘리기가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제는 매장 수를 늘리려면 결국 다른 편의점 매장을 뺏어와야 하는 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