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내년 출시하는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에 맡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3일 외신을 종합하면 퀄컴은 ‘스냅드래곤’ AP 차기작의 위탁생산을 TSMC의 7나노 미세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동개발과 시범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
|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
퀄컴은 이전부터 TSMC에 AP 주력상품 위탁생산을 맡겨왔지만 삼성전자의 공정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자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에 고성능 제품의 생산을 모두 의존했다.
중저가 AP는 대부분 TSMC에서 계속 위탁생산됐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와 LG전자 G시리즈 등 전략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AP에서는 2년 만에 다시 TSMC와 손을 잡는 것이다.
퀄컴이 삼성전자와 다시 등을 진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 퀄컴에 통신칩 라이선스 불공정계약을 이유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 불화의 씨앗이 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퀄컴은 삼성전자가 한국정부에 로비를 벌여 공정위의 결정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연방위원회에 퀄컴의 불공정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맞섰다.
삼성전자의 10나노 위탁생산공정 안정화가 늦어져 퀄컴의 올해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35’ 양산이 예정보다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35의 양산시기가 이전보다 1~2개월 정도 늦어 LG전자의 G6 등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에 최신 AP를 공급하지 못하며 실적에 일부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는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로 꼽혔던 애플에 이어 퀄컴까지 놓칠 경우 위탁생산사업 성장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위탁생산사업부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으로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하지만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직 위탁생산사업이 시작단계에 불과한데다 엔비디아 등으로 고객사 기반도 넓히고 있다”며 “퀄컴의 수주를 놓쳐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