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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기 이디야 회장 |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곳은 이디야커피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작고 수익성이 확실한 매장만 낸다’는 전략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 결과 이디야커피는 높은 수익성은 물론 폐점율도 1%대로 커피전문점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년 전 100개도 채 되지 않았던 매장 수는 현재 1300개로 국내 커피전문점 중 가장 많다.
◆ 수익성 가장 높고 로열티 연간 330만 원 수준
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7개 가맹점포의 평균매출과 초기 창업비용 조사결과 이디야커피가 창업비용 대비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이디야커피, 엔제리너스커피, 할리스커피, 파스쿠찌, 탐앤탐스커피,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등이다.
창업비용은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을 합친 금액이며 매출은 직영점을 제외한 순수 가맹점 매출만 집계한 것이다.
이디야커피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2억4788만 원, 평균 창업비용은 1억855만 원으로 비용대비 평균 매출이 228%였다. 이어 파리크라상에서 운영하는 파스쿠찌가 191%,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가 185%로 2, 3위를 차지했다.
이디야커피는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커피전문점들은 순매출액의 2.5~5%를 본사에 지급했다.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액을 지급하는 곳은 이디야커피(월 27만5천 원)와 탐앤탐스커피(월 80만 원)밖에 없었다.
지난해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평균 로열티를 산출한 결과 다른 커피전문점들이 1068만~1538만 원이었던 데 반해 이디야커피는 330만 원에 그쳤다.
◆ 필요 없는 것 버리고 낮은 가격에 커피 판매
이디야커피의 높은 수익성은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곳에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다.
문창기 회장은 가맹점 3개를 더 개설해 얻는 홍보효과보다 1개를 폐점할 때 입는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폐점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심한 타격을 입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디야커피의 폐점율은 1%대로 커피전문점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249개 매장을 새로 열었고 11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문 회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버렸다.
번화가가 아닌 뒷골목에 매장을 열어 임대료 부담을 낮췄고 매장 크기도 줄여 인테리어 비용도 과감히 낮췄다. 매장시설비를 아끼는 대신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경쟁 커피전문점들보다 낮은 가격에 커피를 팔 수 있도록 했다.
이디야커피는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평균 30~40% 가격이 싸다. 매장 크기는 평균 66㎡ 정도로 매우 작은 편이며 인테리어도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간소한 편이다.
또 스타마케팅이나 TV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이 돈으로 품질에 투자했다.
테이크아웃에 초점을 맞춘 전략도 적중했다. 작은 매장에 적은 인원만 있어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 회장은 또 점주가 직접 가게를 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인이 직접 가게를 운영할 경우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면서 인건비는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 매장의 90% 이상을 매니저 등이 아닌 점주가 직접 운영한다.
이디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1000호점을 개설했다. 현재 전국에 1300여 개의 매장이 있다.
특히 지난해 새로 문을 연 매장 251개 중 100여 개가 기존 점주가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거나 자신이 매장을 추가한 경우였다. 점주가 수익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문 회장은 1989년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동화은행이 1998년 외환위기로 문을 닫자 삼성증권에서 새 일자리를 얻었지만 자기사업을 해보고 싶어 회사를 나와 인수합병(M&A) 자문회사를 차렸다.
그러다 지인이 매각을 하겠다고 내놓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를 본인이 직접 인수했다.
2004년 당시 매장 80개, 연매출 27억 원이었던 이디야커피는 10년 만에 매장이 1300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786억 원으로 2012년 420억 원보다 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순이익은 32억 원에서 72억 원으로 각각 2배 이상 뛰었다.
문 회장은 지난 6월 이시봉 전 웅진식품 대표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모아 강남에 새 사무실을 열었다. 문 회장은 이시봉 사장의 영입배경에 대해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이디야의 새로운 먹거리는 음료사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