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강사와 건설사가 올 4분기 철근가격을 톤당 68만 원으로 확정했다.
철근가격은 올해 들어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강사들은 국내에서 가격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함께 해외에서 수출물량 감소로 이중고를 우려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국내 제강사들이 철근가격협의체 모임에서 4분기 철근 가격을 톤당 68만 원(고장력 10mm 현금가 기준)으로 최종 합의했다.
철근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철근가격은 지난 1분기 72만5천 원, 2분기 71만 원, 3분기 68만5천 원으로 떨어졌다. 4분기에도 철근가격이 인하되면서 올해만 4만5천 원이 떨어졌다.
2009년 11월 톤당 60만 원대 가격이 형성된 이후 올해 2분기부터 또 다시 이런 수준의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제강사들과 건설사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4분기 철근가격 협의에 들어갔지만 두 업계에서 요구하는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협상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제강사들은 3분기 가격에서 1만5천 원 인상을, 건설사들은 1만5천 원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우려되면서 두 업계는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 3분기가 끝나기에 앞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는 “애초 두 업계가 제시한 가격 차는 상당한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서로 입장을 배려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 업계가 4분기에 앞서 철근가격에 대한 합의를 이루면서 올해 처음 도입된 ‘분기단위 선 가격결정 후 공급방식’이 정착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업계는 지난 2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철근가격을 일괄 결정하고 올해 2분기부터 우선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뒤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의 철근가격 협상이 기한을 넘기면서 4분기에도 가격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제강사들은 지속적인 철근값 하락 탓에 봉형강 부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강사들은 올해 상반기 철근값 하락 때문에 봉형강부문 매출이 2~5% 가량 감소했다. 제강사들의 3분기 봉형강 매출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들은 국내에서 철근값 인상이 무산된 데 더해 해외에서 반덤핑 제소 등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한국, 터키, 중국산 철근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국기업 중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8개 회사가 적용 대상이었다.
국내 제강사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철근물량 중 15% 가량이 캐나다 수출물량이어서 덤핑 최종판정이 내려질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국경서비스청은 오는 12월10일 반덤핑 조사 최종판정을 발표한다. 그 뒤 캐나다 국제무역위원회의 산업피해 최종판정 결과에 따라 새로운 관세율이 확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