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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와 최룡해, 왜 박근혜 면담 거절했나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10-04 20: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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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서와 최룡해, 왜 박근혜 면담 거절했나  
▲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영빈관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쪽 대표들과 만나 오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물꼬가 터졌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등 북쪽 대표단이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을 하자는 남쪽의 뜻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접촉에 이은 후속 고위급접촉이 이르면 이달 말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쪽은 대북전단 살포 등에 반발하며 남측이 요구한 2차 고위급접촉을 거부해 왔다.

◆ 남북대화 반전의 발판 마련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남북 대표단은 오늘 오후 2시부터 3시40분까지 인천의 한 한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회담을 했다"며 "회담에서 북쪽은 그동안 우리가 제안했던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을 10월 말~11월 초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북쪽이 2차회담이라고 한 것은 앞으로 남북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며 "고위급접촉 개최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회담 내용을 설명했다.

남북이 고위급 대화재개에 합의하면서 남북관계가 갈등관계에서 대화국면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측근이며 실세라고 할 수 있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김양건 당비서 등을 폐막식에 보낸 것 자체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오찬을 겸해 열린 회담에 남쪽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남식 통일부 차관,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천해성 남북회담본부장, 실무자 1인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북쪽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김영훈 체육상,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손광호 체육성 부상, 수행원 등 8명이 참석했다.

◆ 박근혜와 면담 거부한 까닭

북쪽 대표단의 청와대 예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남측에서는 청와대 예방 의사를 타진했으나 북측은 거부했다.

임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북쪽 고위급대표단을 만날 용의가 있었으나 북쪽이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와 시간 관계상 청와대 방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쪽은 회담에서 북쪽이 청와대 예방의사가 있으면 준비할 용의가 있다고 말을 꺼냈지만 북쪽은 시간 관계상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그동안 남한과 대화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만나 남북관계에 대한 약속과 지원을 받아내려고 했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이 청와대 방문 요청을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도 현재의 남북관계에서는 특별한 것을 얻어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청와대 방문 요청을 물리친 것으로 분석한다. 또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속도조절을 충분히 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표단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는 들고 오지 않았지만 메시지는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친서는 없었지만 대남 메시지를 들고 왔다"며 “회담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7시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행사에 참석한 뒤 폐회식 종료 후 오후 10시께 항공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간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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