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사태’를 둘러싼 쿠팡의 노사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쿠팡맨들은 고용불안 해소에 나서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냈다.

창원지역 쿠팡맨 강병준씨는 30일 국민인수위원회가 광화문에서 운영하는 국민제안 접수창구 ‘광화문 1번가’를 통해 문 대통령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강씨를 포함해 쿠팡의 전직, 현직 쿠팡맨 76명이 ‘쿠팡사태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 명의로 탄원서에 참여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쿠팡에 계약해지사유 공개와 고용안정대책 마련. 노동자 감시행위의 중단 등을 요구했다.

탄원서에 따르면 쿠팡은 2월에서 4월 쿠팡맨 218명과 계약을 해지했다.이들의 평균 근속개월 수는 10.4개월이며 6개월만 근무했던 쿠팡맨도 139명이었다.

이들이 쿠팡을 떠난 공식적인 이유는 계약기간 만료다. 쿠팡은 쿠팡맨들과 6개월마다 계약을 맺고 근무성과에 따라 계약기간을 연장한다.

그러나 쿠팡대책위는 “쿠팡이 당초 게약기간 2년을 약속했다”며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대책위는 또 쿠팡이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부당한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자르고 신규직원들을 다시 고용하는 ‘인력 물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력이 부족해 업무강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대책위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동안 기본 배달건수는 최근 3년 사이 130건에서 220건으로 70%가량 늘었다.

쿠팡은 전국의 쿠팡맨이 3600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쿠팡대책위는 6개월 동안 쿠팡맨 1400여 명이 회사를 떠나 현재 2237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가운데 828명만 정규직인데 정규직은 급여가 4천만 원 이상, 비정규직은 3200만 원으로 차별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쿠팡이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창원지역 쿠팡맨들을 감시하고 회사에 불만을 표시한 쿠팡맨을 내부징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쿠팡은 이런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이 6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과 배송정확성, 소비자만족도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며 "정당한 이유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을 해고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년 정도 일한 쿠팡맨은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며 "아르바이트로 일하다가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 등을 빼면 1년가량 근무한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율은 60~70% 정도"라고 말했다.

쿠팡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쿠팡맨 임금이 동일하며 블랙박스 감시논란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