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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돌풍, 영화계는 왜 노무현을 사랑할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7-05-26 18: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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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입니다' 돌풍, 영화계는 왜 노무현을 사랑할까  
▲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이미지.

미국 버지니아대학의 한 연구소가 백악관 집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고 싶은 전직 대통령을 조사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링컨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인기도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53%의 지지를 얻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조사를 우리나라에서 했다면 어땠을까? 민주주의 정치사가 미국에 비해 현저히 짧다는 점을 논외로 하고 과연 청와대로 다시 불러들이고 싶은 대통령이 있을지 의문이다.

전 대통령 중 다수가 수갑을 찬 채 죄수복을 입어야 했던 것은 물론 임기말 혹은 그 이후에도 흑역사를 써내렸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 행복한 대통령임에 분명하다. 자살로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했지만 그를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은 듯 보이니 말이다.

노 전 대통령 이야기를 다룬 ‘노무현입니다’의 흥행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25일 개봉일에만 7만8천여 명이 관람했고 26일 기준 실시간예매율이 15%를 넘기며 2위로 올라섰다. 독립 다큐영화란 점을 감안하면 이변에 가깝다.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은 최근 서거 9주기를 맞은 점,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참여정부가 꿈꿨던 미완의 개혁에 대한 열망이 크게 반영된 덕분으로 보인다.

노무현입니다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지난해 말 개봉한 ‘무현, 두 도시이야기’와 2013년 개봉해 1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변호인’이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만 3편이나 나온 셈이다.

한국 영화계는 정치색을 드러내는 데 인색한 편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다룬 ‘명량’만 해도 1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일부에서는 애국주의에 편승한 이른바 ‘국뽕’ 영화란 비판을 받았을 정도다.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데 노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 인간적인 리더십을 보였다는 등의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궁금한 건 한국 영화계에서 예외적인 현상임에 분명한 '노무현 사랑'이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우선 쉽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아 보인다.

영화를 구성하는 서사의 측면에서 이유를 좀 더 찾아보자면 아마도 노 전 대통령의 삶 자체에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유시민씨,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그와 정치적 혹은 인간적 인연을 맺었던 39명 인사들의 인터뷰를 기록한 것이다. 영화구성만 놓고 보면 나열형식으로 극적인 장치가 담기기 어렵다.

  '노무현입니다' 돌풍, 영화계는 왜 노무현을 사랑할까  
▲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이미지.
그런데도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다. 뛰어난 전기물이 흔히 그렇듯 이런 감동은 인물의 삶 자체가 극적인 플롯으로 가득한 데서 나온다.

앞서 ‘변호인’이 1천만 영화 흥행기록을 세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현, 두 도시이야기’가 독립다큐물인데도 관객몰이에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도 같은 이유다.

노 전 대통령의 삶은 서사를 기본으로 하는 영화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서사구조면에서 들여다보면 영웅의 일대기와  유사하다.

원래는 고귀하고 비범한 인물인데 비천한 삶을 살게 되고 적대자(안타고니스트)와 경쟁을 물리치며 온갖 시련과 역경을 딛고 최고의 성취를 이뤄내는 과정이다. 조력자의 도움이나 운명적 연애담 같은 게 끼어들 수도 있다.

지방 상고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 이렇다 할 정치적 세력의 기반없이 대통령에 이르는 과정만으로 관객에게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안기기에 충분하다.

영화나 소설은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한’ 것에 매력을 느끼게 마련이다. 희망은 늘 절망 속에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영화계가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진짜 이유는 이런 게 아닐까.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그 희망이 미완의 것에 그쳤다는 점이다. 마침 그가 꿈꿨던 희망이 현재진행형으로 다시 열리려는 순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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