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중인 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면이 커지면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출해도 공급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 수혜를 봐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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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6일 “삼성전자가 올해 말에 접는 스마트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에 기술적 우위를 갖추고 있다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올해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곡면화면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강조해오던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우위를 지켜내기 위해 새 변화를 선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접는 스마트폰을 예상보다 빨리 선보일 수도 있다며 자신하고 있다.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최근 밝혔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접으면 스마트폰, 펴면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화면 제품을 선보이며 늦어도 2019년에는 주력상품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접는 스마트폰의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는 올레드패널의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공급부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디스플레이 원판에서 기존의 5.5인치 스마트폰용 패널은 264장을 생산할 수 있지만 접는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9인치 이상 패널 생산량은 90장 미만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접는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려면 지금보다 3배 정도 많은 생산능력이 필요하다”며 “초기 수율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2배 이상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의 올레드패널 공급증가 등에 대응해 올해만 16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생산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올레드패널 탑재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도 내년까지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을 공산이 커 대규모 물량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업체 등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하기는 공급능력 부족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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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 등 중소형 올레드패널 후발주자로 시장진입을 노리는 기업들도 충분히 고객사 확보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신규공장 증설에 나설 경우 LG디스플레이는 가격경쟁력과 생산능력이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가 앞당겨져 글로벌 올레드시장에서 공급부족현상이 벌어진다면 LG디스플레이도 시장진출 초기에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신규 올레드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추가투자계획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형 올레드패널 업황호조의 수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도 중소형 올레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BOE가 8조 원의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중국 주요 패널업체들은 2020년까지 22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중소형 올레드를 생산한 경험이 있고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에서 기술력도 주목받고 있는 만큼 추격을 충분히 뿌리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구글에 직접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받는 방안도 검토하며 중소형 올레드 생산확대를 본격적으로 앞당길 채비를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