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기아자동차의 스팅어 출시를 앞두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스팅어가 주행성능이 경쟁차종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가격도 낮아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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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왼쪽)과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 |
기아차 관계자는 18일 “기아차 스팅어 사전계약 진행과정은 조만간 차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밝히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5월11일부터 5월22일까지 스팅어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23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스팅어는 기아차가 올해 1월 2017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첫 스포츠세단이다. 기아차가 판매부진을 개선하는 데 세울 선봉장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기아차가 사활을 걸고 스팅어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기아차 스팅어의 판매개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3시리즈와 C클래스 등 경쟁차종 주행성능이 스팅어에 밀리는 데다 가격도 비싼 만큼 이들 차종 수요를 끌어가 판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차급과 가격에서 스팅어 경쟁차종으로 꼽힌다.
BMW 3시리즈는 주행성능이 기아차 스팅어를 밑돈다. 3시리즈 최고급모델인 328i는 배기량 1997cc,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f·m의 주행성능을 보유했다. 스팅어 가솔린모델과 비교해 배기량은 같은 수준이지만 최고출력이 10마력, 최대토크가 0.3kgf·m 더욱 낮다.
디젤모델인 320d의 경우 배기량 1995cc,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f·m의 성능을 낸다. 스팅어 디젤모델과 비교해 배기량은 200cc가량, 최고출력은 12마력, 최대토크는 4.2kgf·m 더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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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스팅어'. |
BMW 3시리즈는 주행성능이 밀리지만 가격이 더 비싸 스팅어 등장으로 수요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 BMW328i의 경우 스팅어 가솔린모델보다 2000만 원가량 비싸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가솔린모델인 C200 기준으로 주행성능이 스팅어에 뒤지지만 가격이 스팅어 가솔린모델보다 최대 1470만 원 비싸다. C200은 스팅어 가솔린모델과 비교해 배기량은 7cc, 최고출력은 71마력, 최대토크는 5.4kgf·m 낮다.
수입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경우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점을 들어 스팅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의 경우 각각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의 엔트리급 모델인 만큼 낮은 가격을 선호하는 고객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차종과 스팅어 사이 수요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산차인 만큼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쉽고 부품값이 싸다는 강점이 있다”며 “첫 스포츠세단인 데다 시장자체가 크진 않아 폭발적인 판매 증대는 아니더라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만큼 3시리즈와 C클래스 판매수요를 스팅어에 빼앗길 경우 타격이 크다. BMW 3시리즈 가운데 BMW 320d의 경우 올해 4월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수입차에 올랐을 정도로 BMW의 주력차종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3월까지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지만 BMW코리아는 새 5시리즈 등을 앞세워 4월 국내 판매 1위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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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3시리즈. |
이에 더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판매재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수입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이른바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환경부로부터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에 아우디 4개 차종 재인증을 신청했고 폴크스바겐 신형 티구안에 신규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딜러사들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판촉 등으로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제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할인을 좀처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내수부진과 경쟁심화로 판촉에 힘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가격을 올리기로 발표한 만큼 가격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MW코리아는 5월부터 3시리즈와 7시리즈, X시리즈 등 차종에 편의사양을 추가하면서 이들 차종 가격을 160만~300만 원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월 모든 차종 가격을 0.8%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