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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의 미래가 연구개발에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등 한국타이어의 기술혁신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타이어 주행시험장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조 사장의 기술혁신 계획이 반쪽으로 축소될 위기를 맞았다.
◆ 2500억 주행시험장 건립 프로젝트 무산 위기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건립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회사는 지난해 9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상주시 공검면 120만㎡ 부지에 주행시험장과 시험용 타이어 제조시설을 갖춘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를 건립하기로 경북도, 상주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액만 모두 2500억여 원이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상주시는 수백 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10억 원 가량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건립을 위해 3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주민동의 절차를 밟았다.
올해 2월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가 들어서는 부지가 산업단지로 지정 받으면 한국타이어가 더 많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지를 일반산업단지로 지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공검면 일부 주민들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최근 상주시청 앞에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유치 백지화 결의대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셌다.
반대대책위원회는 주행시험장에서 발생하는 타이어 가루가 인체에 해롭고 친환경농산물 재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또 이정백 상주시장이 6.4 지방선거 당시 내놓은 원점 재검토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지난 24일 태스크포스팀을 해체했고 주민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중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부지의 산업단지 지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상주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백지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주민반발이 거센 탓에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조성계획이 연기를 넘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조현범의 연구개발 영토확장 꿈 흔들
상주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는 대전 테크노돔과 함께 조현범 사장이 추진 중인 한국타이어의 대표 기술혁신 사례로 꼽혔다.
한국타이어는 2016년 완공예정인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신축 중앙연구소인 테크노돔 건립을 위해 약 3천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한국타이어는 기존 서울 본사와 상주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대전 테크노돔을 중심에 두고 한국타이어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대하려 했다. 기존 580여명의 연구인력을 1천 명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 사장은 지난 6월 테크노돔 기공식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매출에서 4~5%를 차지하고 있다”며 “매년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대전 테크노돔, 상주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등의 연구시설 확충으로 연구개발 비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빠지면서 조 사장의 연구개발 영토확대 계획도 반쪽짜리가 될 위기를 맞았다.
한국타이어는 주행시험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논리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는 타이어를 만들거나 소각하는 시설이 아닌 성능을 실험하는 곳”이라며 “상주를 지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에 하루 2만여 대의 차량이 지나는 데 주행시험장은 차량 1천 대가 지나는 정도의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이정백 현 상주시장과 성백영 전 상주시장 사이의 정치적 갈등에 일부 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한국타이어가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 시장이 취임하면서 상주시가 테스트엔지니어링센터 건립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며 “경북도와 공동체결한 양해각서를 파기할 경우 두 기관 사이가 불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