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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경영권 승계 위해 세 자녀 일본국적 포기할까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7-05-01 1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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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 경영권 승계 위해 세 자녀 일본국적 포기할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신유열씨가 지난해 3월31일 일본 도쿄 긴자의 롯데면세점 개장 행사에 참석한 모습.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출범으로 경영권 분쟁의 승자로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부터 경영권 승계라는 큰 고민을 안게 됐다. 특히 신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일본국적이다 보니 경영권을 물려주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국적을 정리해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 일본기업이라는 논란이 일었고 신 회장은 이를 진화하기 위해 부심했다.

◆ 신동빈 자녀들 한국국적 취득할까

1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롯데지주 출범에 이어 롯데그룹에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영권 승계구도라는 마지막 단추를 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녀들의 국적문제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신 회장의 세 자녀인 신유열씨, 신규미씨, 신승은씨 등은 모두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고 일본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물론 자녀들이 일본국적이라고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형제 사이에 치열하게 경영권 분쟁을 겪는 와중에 일본기업 논란이 크게 불거졌고 여전히 그 상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그 뒤 신 회장도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번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출범하기로 한 점도 한국의 롯데그룹을 일본의 롯데와 단절해 일본기업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뜻도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신 회장의 세 자녀가 일본국적으로 보유한 채 롯데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경영권을 물려받으려 할 경우 여론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은 불보 듯 뻔하다.

특히 장남인 신유열(31)씨의 경우 한국국적 취득은 병역문제가 걸려있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국적의 남성은 만 38세 이전에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만일 신유열씨가 한국과 일본 이중국적자였는데 한국국적을 상실했다면 병역의무가 사라지는 만 38세 이후에 국적회복을 신청할 경우 병역기피가 인정돼 한국국적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법무부는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였거나 이탈하였던 자에게 국적회복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신씨가 병역의무에 자유롭게 된 나이에 한국국적을 취득할 경우 병역의무를 의무적으로 기피했다는 논란이 불붙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롯데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데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이 장남 신유열씨를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꼽고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한다면 신씨의 국적선택을 더 이상 뒤로 미루기 힘든 셈이다.

신유열씨는 일본 게이오대학을 졸업했다. 2008년부터 2013년 8월까지 노무라증권을 다녔고 현재 미국 콜럼비아대학교에서 MBA과정을 밟으며 신동빈 회장과 같은 궤적을 걷고 있다.

장녀 신규미(29)씨는 일본의 한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신승은씨도 현재 일본의 한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승은씨는 최근 일본 민영방송 TBS의 이시이 도모히로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 자녀들의 국적을 놓고 “신동빈 회장의 자녀들은 한국 국적을 가졌던 적이 없기 때문에 이중국적자였던 적도 없다고 알고 있다”며 “현재 모두 일본국적자”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너3세들의 한국국적 취득 가능성과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경영권 승계 위해 세 자녀 일본국적 포기할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늘 국적논란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출범 등을 통해 롯데그룹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국적논란을 끊어내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신 회장의 노력을 통해 한국롯데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떨어뜨린다고 해도 오너일가의 국적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본기업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기는 힘들다.

신 회장이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3세들의 국적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신 회장의 나이(63세)를 감안하면 경영승계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자녀들의 국적문제는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는 그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해 3월 롯데의 일본 시내면세점 개점행사에 일본인 부인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오너일가는 국적논란에서 늘 자유롭지 못했다. 신격호 총괄회장도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을 한 데다 부인 역시 일본인이고 자식들과 대화를 할 때도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

신 회장도 롯데그룹 수장이 된 뒤 국적논란을 겪었다.

2015년 형제의 난으로 롯데그룹 국적논란이 크게 부각 되었을 당시 신 회장이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일본국적을 택해 병역면제를 받은 뒤에야 한국국적을 회복한 점을 놓고 말이 많았다. 한국사회에서 민감한 병역문제가 걸려있어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건재한 만큼 경영승계에 수반될 국적문제를 말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세 자녀들은 모두 롯데그룹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입사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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