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일격을 날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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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더블스타를 설득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산업은행이 최종적으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마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 상표권, 채무만기연장, 정부 인허가 등 3가지 선결요건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현재 조건에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매각과정에서 상표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5일 금호타이어에 상표권 문제 등 원활한 인수합병(M&A)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박 회장은 27일 불가입장을 내비치며 정면으로 받아쳤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을 때 가격협상조건을 넣지 않아 더 이상의 가격협상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사이에 상표권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는 상표권을 포기한 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거나 인수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더블스타가 기술력, 인프라와 함께 금호타이어의 브랜드가치를 높이 평가해 인수전에 참여한 만큼 상표권을 포기한 채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채무만기연장 카드를 앞세워 더블스타를 설득할 가능성이 나온다.
박 회장 측이 “현재 조건으로는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수 없지만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요청을 해온다면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상표권 사용가격을 더 지불할 경우 협상이 성사될 수 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를 설득하기 위해 쥐고 있는 카드가 사실상 채무만기연장밖에 남지 않은 만큼 채무조정에 더욱 좋은 조건을 제시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현재 조건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더블스타는 매년 금호타이어 연간 매출액의 0.2%를 금호산업에 지불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박 회장 사이에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이 국내 경영권을 보장받는 방식으로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지분을 참여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상황 변화를 살펴보겠지만 원칙대로 더블스타와 매각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 개인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반대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사용불허를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원칙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