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전기차배터리사업을 놓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기차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며 우호적인 시장환경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과 유사한 입장에 놓인 삼성SDI도 이런 상황을 볼 때 지난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받은 타격을 만회한 뒤 올해 본격적으로 반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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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삼성SDI 사장. |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일 “올해 하반기 테슬라의 전기차 신모델 ‘모델3’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성장전망이 밝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은 GM ‘볼트’와 테슬라 모델3 등 흥행작의 등장이 올해 전기차 시장성장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판매량은 95만 대로 지난해보다 25.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전기차 판매량은 전기차배터리를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의 무역보복으로 큰 타격을 받은 뒤 올해 전략변화에 나서 반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배터리공장의 가동률 하락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원인이 되며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미국과 유럽 등 고객사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중국 부진을 만회할 정도의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도 실적부진을 피하기 어렵다.
LG화학은 이런 시장상황에서 올해 전기차배터리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시장이 확대되고 중국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져 자동차배터리에서 지난해보다 30%가까운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올해 전기차배터리 사업전망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LG화학이 높은 성장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국공장 가동정상화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전기차배터리 고객사도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올해 수익개선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올해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 매출은 1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130억 원에서 219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중대형전지 영업손실률이 2015년 58%에서 지난해 32%, 올해 18%로 빠르게 감소하며 수익개선에 점차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각각 GM과 BMW 등 주요 완성차업체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이른 시일에 중단될 가능성이 있어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사업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점유율이 높은 GM에 전기차배터리 의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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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BMW 'i3'. |
하지만 삼성SDI는 전체 자동차배터리 매출의 90% 정도를 유럽 고객사들에서 올리는 것으로 추정돼 미국 보조금 축소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가 BMW에 공급한 전기차배터리 물량은 지난해 1월 약 39MWh에서 올해 1월 78MWh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 공급량도 총합 2.9MWh에서 16.6MWh로 급증했다.
고 연구원은 삼성SDI가 전기차 고객사기반을 더 확대하고 중국공장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가동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다면 전기차배터리의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은 여러 시장환경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올해 전기차배터리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삼성SDI의 주가도 동반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일 LG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3.33%, 삼성SDI 주가는 3% 올라 거래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