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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기업 동양산업개발 소속 노동자 2명이 11일 오전 5시경 울산 동구 염포산터널 연결 고가다리 아래에 있는 15m 높이의 철재구조물에서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기업인 동양산업개발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경찰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등에 따르면 사내하청노조 간부 전모(42)씨와 이모(47)씨 등 2명이 11일 오전 울산 동구 염포산터널 연결 고가다리 아래 15m 높이의 철재구조물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9일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기업인 동양산업개발 노동자들로 새벽 5시경 교각 위에 올라가 △조선산업 대량해고·구조조정 중단 △하청조합원 노조활동 보장과 블랙리스트 폐지 △고용승계와 복직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현대미포조선은 동양산업개발이 폐업할 당시 근무하던 직원 70여 명 가운데 60여 명이 다른 협력기업에 재취업했으나 이들을 포함해 하청노조에 가입해 있는 4명은 고용이 승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조합원들에 보내는 ‘고공농성에 돌입하며’라는 글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구조조정이 2년 넘게 계속돼 2만여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쫓겨났고 앞으로 1만여 명이 더 해고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정규직들은 희망퇴직으로 포장된 위로금도 받고 일부 보상도 받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어떠한 보상과 위로도 없이 그냥 쫓겨난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기본급과 수당이 삭감되고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월급이 반토막 난 지 6개월이 넘었다”며 “기댈 언덕은 퇴직금뿐인데 이마저도 업체가 4~5차례 폐업하고 승계되는 사이에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하청노조 주요 간부들의 80%가 업체 폐업을 계기로 대부분 해고됐다”며 “구조조정과 물량감소를 이유로 고용승계에서 배제당하고 개별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더라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새로 취업조차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농성하는 고가다리 아래에선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경찰은 30명가량의 병력을 배치했다. 민주노총 관계자와 경찰 등은 교각 밑에 안전망을 설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