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달리 하루가 안 된 항공권 예약 취소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서비스에서 차이를 보이는 점이 고급화 경쟁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을 구매한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항공권 예약을 취소할 경우에도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항공권 예약취소 위약금 정책 등에서 대한항공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항공은 24시간 안에 항공권 예약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이가 대형항공사의 고급화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하반기 A380을 제외한 모든 항공기에서 1등석을 운영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약해 수익성이 좋은 1등석 경쟁에서 대한항공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업이 서비스업인 만큼 서비스정신을 살려 경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고객만족 대신에 취소수수료를 받는 것은 수익을 내야 하는 사정과 무관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금호터미널과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지난해 1월 조종사를 제외하고 승무원과 정비사, 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일반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무급휴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구조조정 노력 덕분에 지난해 매출 5조7636억 원, 영업이익 2565억 원, 순이익 526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457% 늘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구조조정이 성과를 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할 대목도 없지 않다. 중국노선 비중이 높아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와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에서 수익성 악화가 아쉬운 상황”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를 놓고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예약취소에 위약금을 받는 것은 판례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송 등에 나서기 쉽지 않은 소비자에 의무를 떠넘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서울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전자상거래법 제17조 1항을 근거로 인터넷에서 구매한 항공권의 경우 약관에 상관없이 7일 이내에 수수료없이 전액환불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판결을 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권은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일정 시점이 되면 가치가 0이 되는 특수성이 있어 전자상거래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판례는 '전액 환불 불가 방침'을 놓고 내린 결정으로 이번 경우와 사실관계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위약금 등 약관은 국토부가 인가한 내용으로 시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