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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카카오 대표 |
카카오는 모바일금융시장에서도 카카오톡의 성공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했다. 또 모바일 소액 송금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도 조만간 내놓는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금융과 카카오톡을 결합해 창조적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며 카카오의 금융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그로부터 7개월이 흐른 지난 5일 카카오페이로 금융시장 도전의 첫발을 뗐다.
모바일금융의 폭발적 성장세를 감안할 때 카카오의 도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카카오톡이 보유한 탄탄한 가입자 덕분에 모바일금융 서비스가 게임 플랫폼에 이어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변수가 너무 많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여러 은행과 카드사들은 카카오의 보안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다.
◆ 초반 인기몰이 성공한 카카오
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는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출시 후 열흘 만에 가입자 수 5만 명을 돌파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오픈 이후 특별히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않았는데도 가입자 증가추세가 기대 이상”이라며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이 확대되면 가입자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드업계 4위인 현대카드 등록이 지난 15일부터 가능해지면서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15일과 16일 각각 시간당 1600명과 2천명에 이르는 신규 가입자가 몰렸다.
카카오페이의 장점은 간편함이다. 스마트폰에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없이 카카오톡에 단 한번만 개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결제 할 때 미리 등록해 둔 결제 비밀번호만 누르면 된다.
카카오페이가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참여를 주저했던 금융사들도 동참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3위인 삼성카드는 현재 자체 보안성 검사를 진행중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카카오페이에 참여하기로 한 신용카드사는 BC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다. BC카드는 서비스 출시일인 지난 5일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롯데카드도 곧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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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페이는 간단한 결제방식 덕분에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
◆ 보안, 카카오의 도전의 최대 장애물
카카오페이의 초반 돌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대다수 카드사들은 카카오페이의 금융서비스 진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카카오는 국내 주요 9개 카드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2위인 KB국민카드를 비롯해 하나SK카드와 NH농협카드 등은 아직 참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은 무엇보다 카카오페이의 보안문제를 지적한다. 고객들로서 결제가 간편하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겠지만 카드사로서 보안위험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카드사들이 문제로 삼는 부분은 카카오페이가 요구하는 고객 카드정보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려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앞 두 자리를 저장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카카오톡 국내 가입자 수가 370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런 정보가 해킹 등을 통해 유출되면 최악의 금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염려한다. 이 경우 카카오 역시 책임을 지겠지만 결국은 카드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한다.
특히 카카오가 자랑하고 있는 최대 20개의 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은 정보유출 때 오히려 최대단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가 다르더라도 같은 결제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고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해킹기술”이라며 “추가적 보안대책이 없는 한 쉽게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요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에서 회의를 열어 카카오에 실제 카드번호 대신 가상 카드번호를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안성 강화대책을 주문했다. 또 카드결제부터 승인까지 전 구간을 암호화하는 ‘엔드 투 엔드’ 방식 도입도 요구했다.
◆ 카카오, 모바일 금융시장 안착 위해 안간힘
카카오는 앞으로 모바일 금융사업을 확대하는데 있어 악재가 될 수 있는 보안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해 카드사들의 문제제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는 우수한 보안성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에 적용된 결제 솔루션인 LG CNS의 ‘엠페이’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군’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군 인증은 공인인증서와 동급의 안전성을 의미한다.
엠페이는 카카오페이에 입력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의 정보를 암호화해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LG CNS 데이터센터에 각각 나눠 저장하는 ‘분리저장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해커가 스마트폰을 해킹하더라도 완벽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카카오와 LG CNS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점도 차차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에만 우선 적용된 상태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GS홈쇼핑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등 5대 홈쇼핑 채널과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홈플러스와 롯데닷컴, 교보문고, 알라딘, 배달의 민족, 요기요, 티빙(tving), 이니스프리도 참여한다.
이들 업체들은 이르면 10월부터 카카오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결제금액에 상관없이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연내에 마련해 카카오페이만의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다른 모바일 결제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30만 원 이상 결제 때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상태다.
업계는 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성공하려면 먼저 서비스가 시작된 카카오페이가 초기 상승세를 계속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카카오페이로 간편함과 보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최대 50만원을 충전해 카카오톡에 등록된 사용자에게 하루 최대 10만 원을 송금할 수 있는 소액 송금서비스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15개가 이 서비스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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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금융결제원과 함께 곧 모바일 소액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할 예정이다. |
◆ SNS 기업들의 각축전 벌어지는 모바일 금융시장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2354억 달러였던 전세계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가 올해 35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721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바일 거래액은 3조19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6.9% 늘어났다.
이에 따라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과 광고매출에 의존했던 이들 업체들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한다.
현재 카카오의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받고 있는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인 ‘밴드’에 카카오의 뱅크월렛 카카오와 비슷한 소액 송금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밴드를 통한 네이버의 모바일금융 진출은 이제 막 금융사업을 시작한 카카오에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밴드는 3300만 명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톡과 정면대결을 벌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대 SNS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 4월 금융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전자화폐 서비스 도입을 위해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금융서비스사업 승인신청을 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이 이를 승인하면 다른 유럽연합 국가에서도 사업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전자화폐 도입으로 사용자들이 송금이나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아지모와 트렌스퍼와이즈, 머니테크놀로지 등 국제금융결제서비스업체와 제휴를 논의중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에 서버 데이터 보안회사인 ‘프라이빗 코어’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금융의 최대약점으로 꼽히는 보안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페이스북의 의지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