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오너경영체제를 벗어나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오너의 입김이 닿지 않는 이사회와 내부통제 시스템 등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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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 |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 겸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저축은행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주요 저축은행 모두에 전문경영인체제가 갖춰졌다.
지난해 8월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OK저축은행을 비롯해 SBI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들은 전문경영인을 최고경영자로 두고 있다.
저축은행 79곳의 60% 이상이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금융계열사 등에 속해있지 않은 개인회사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급증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전문경영을 강화하고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조2849억 원으로 2015년보다 33.5% 늘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1금융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과 관련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한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풍선효과'로 올해 초 더욱 가파르게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정최고금리를 연20%로 제한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률을 현행 20%에서 50%로 하는 건전성 강화조치를 시행하기로 하는 등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경영인체제가 구축되면 저축은행을 ‘고금리 장사’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비판적 여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경영인체제를 갖췄어도 오너의 입김이 닿지 않는 이사회와 내부통제 시스템 등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지난해에도 대주주 불법대출 및 이익제공, 신용∙담보대출 한도초과, 자기자본비율(BIS) 부풀리기 등 불법관행이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JT친애저축은행은 2012년부터 전문경영인인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지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이 부실경영 및 금융사고 등을 막기 위해서는 이사회 및 상임감사의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권남진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관리부 조사지원팀장은 최근 “저축은행의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부실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 지배구조 기준에 따른 조치를 강화하고 실효적 정착을 위한 노력과 사외이사 및 감사의 독립성 확보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