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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개편, 5월 이후 본격 속도낼 듯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3-27 14: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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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기소 영향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 계획이 불투명해지자 주주들과 해외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필수로 꼽히는 만큼 대선이 마무리되고 이 부회장의 판결이 나오는 대로 방향성을 확정해 지배구조개편에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지배구조개편 연기에 비판 확산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삼성그룹은 주주들의 신뢰하락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을 놓고 입장을 번복하며 혼란과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지배구조개편, 5월 이후 본격 속도낼 듯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지금으로서는 지주사전환을 추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뒤 지주사전환 계획을 처음 공식적으로 내놓은 지 약 4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인적분할 검토에 최소 6개월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입장을 크게 바꾼 셈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특검의 박근혜 게이트 수사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기소 등으로 삼성그룹은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 입장에서 특검수사의 영향과 파급효과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며 “불과 수개월만에 지주사전환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낸 것은 위기관리와 경영체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주사 전환이 어려워진다면 결국 지배구조개편이 궁극적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언론들도 삼성전자가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계획에 소극적으로 돌아서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의 목적을 기업가치 상승과 투명한 경영체제 확립으로 강조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개편을 놓고 주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리더십에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약점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정기주총 뒤 주주들의 걱정이 더욱 커졌다며 삼성그룹이 당분간 여러 사태를 놓고 대응전략을 고심하는 사이 주주들의 압박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 낼 듯
 
삼성전자가 올해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주요 목표로 내건 만큼 지배구조개편 계획을 무기한 연장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에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전환작업이 중단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경영체제가 확립되는 대로 주주의 신뢰회복을 위한 변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지배구조개편, 5월 이후 본격 속도낼 듯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APG자산운용 역시 삼성그룹의 인적분할과 지주사전환을 지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장원 IBK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분할과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단순화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개편을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기는 5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9일 조기대선 결과에 따라 정권교체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고 5월 말로 예정된 이 부회장의 1심 재판결과도 조직개편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 검토에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밝힌 내용과도 일치한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대선주자들이 재벌개혁과 소액주주 권익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며 “대선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삼성그룹이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향후 지배구조개편 방향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대선결과와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김한이 KT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의 통과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분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책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한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면 인적분할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주주들의 찬성이 절대적인 만큼 인적분할을 공식발표할 때 이견을 제시하기 어려울 만한 강력한 유인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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