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중형유조선부문의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후판가격 상승을 계기로 일감이 늘어날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후판가격 상승분만큼 선가를 인상하기 전에 선주들이 앞다퉈 발주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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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 |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현대미포조선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MR탱커 부문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따라 후판가격 상승분 만큼 신조선가격을 올릴 것”이라며 “선주들이 선가가 오르기 전에 발주를 서두르면서 현대미포조선이 일감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R탱커는 석유와 석유화학제품 등 액체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조선을 말한다.
현대제철은 3월 안에 후판가격을 톤당 3만 원 정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후판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는데 또다시 후판가격을 올리려는 것이다.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해 3월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37% 정도 오른 데 따라 후판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후판가격이 1%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3% 정도 줄어드는 데 따라 MR탱커 등 신조선가격을 올려 타격을 막아낼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가격은 배를 새로 건조할 때 드는 비용에서 약 10~20%를 차지한다.
현대미포조선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신조선 가격을 인상하면 그동안 발주를 할지 말지 눈치만 보고 있던 선주들이 발주를 서두르게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저유가기조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 석유제품 물동량이 늘어나 MR탱커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며 “MR탱커 경쟁력이 높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봄부터 수주잔고를 가득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도 저유가기조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 석유제품의 해상운송량이 2016년보다 1.2% 가량 늘어난다.
이 경우 MR탱커 수요가 확대될 수 있지만 MR탱커의 공급량은 현재 수요에 훨씬 못 미친다.
전 세계 MR탱커 인도량은 지난해 100척에서 2018년 사상 최저 수준인 30척 정도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MR탱커도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도 MR탱커의 발주를 확대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라고 박 연구원은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MR탱커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아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도된 전 세계 MR탱커 가운데 절반을 현대미포조선이 만들었다.
2018년 MR탱커의 공급을 확대하려면 올해 상반기 MR탱커 발주를 마쳐야 하는 데 따라 현대미포조선의 MR탱커수주는 올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