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9월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코퍼레이션 회장(왼쪽 두 번째)과 박준우 브룩필드코리아 대표(맨 왼쪽)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 세 번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대한 협의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네이버> |
네이버가 당초 AI 팩토리(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별도 운영사를 설립할 것이란 계획과 달리 네이버클라우드가 직접 AI 팩토리 사업 주체로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AI 팩토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네이버 전체 실적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브룩필드와 체결한 AI 팩토리 투자 본계약을 통해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가 AI 팩토리 운영을 직접 맡는 사업 구조를 확정했다.
지난 8월 AI 팩토리 사업 계획 발표 당시에는 네이버 본사가 별도의 신설 법인을 설립해 직접 운영을 맡을 것이라는 구상이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방향을 선회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존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조직과 기술 인력을 그대로 활용, 데이터센터 운영권을 일원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계약 주체가 네이버클라우드로 정리되면서 AI 팩토리의 매출과 비용, 사업 위험도 네이버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확정된 구조에 따라 브룩필드 AI 인프라 펀드는 특수목적법인(SPV) ‘에셋 코(Asset Co.)’에 최대 90억 달러를 전액 지분으로 출자해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설비를 사들인다. 이렇게 지어진 AI 팩토리를 네이버클라우드가 임대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번 본계약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AI 인프라 운영을 주도해 실질적 사업 지배력을 인정받으면서, ‘에셋 코(Asset Co.)’가 회계상 네이버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기존 구상이 장부 외 거래 방식으로 외부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는 형태에 가까웠다면, 본계약에서 공개된 안은 GPU 자산과 데이터센터 감가상각비 등이 네이버 연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를 택했다.
이 같은 구조 변화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짊어질 재무적 책임도 커졌다.
모회사인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장기 임차료 지급의무에 대해 자기자본의 64.7%에 이르는 18조740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다.
정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부 고객과 GPU 계약과는 무관하게 네이버클라우드는 GPU 사용료를 에셋 코에 지불해야 하고, 이에 대해 네이버가 지급보증을 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네이버가 실질적으로 부담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네이버클라우드가 에셋 코에 지급하는 GPU 사용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고객사와 어떻게 서비스 계약을 맺는지, 주요 고객사의 신용도가 어떤지에 따라 위험은 일정 수준 있다"고 진단했다.
네이버의 보증 기간은 2034년 말까지이며, 실제 임차료 지급의무는 GPU 공급이 시작된 날로부터 6년간 발생한다.
단순 환산하면 설비가 모두 갖춰진 뒤에는 연간 3조 원 안팎의 데이터센터 사용료를 감당해야 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 연매출(1조5545억 원)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 ▲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6월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NCP)에서 글로벌 AI 팩토리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
지난해 네이버 매출(12조350억 원)은 서치플랫폼(4조1689억 원·34.6%)과 커머스(3조6884억 원·30.6%) 사업 양대 축이 이끌었다.
반면 네이버클라우드의 별도 매출은 전체의 약 13%(1조5545억 원)를 차지하는 데 그쳤고, 이마저도 매출의 77.3%가 계열사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AI 팩토리는 네이버클라우드가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고 외부 고객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로 1단계 가동을 시작해 2028년 200MW까지 확대되면 매출 비중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는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가 완전히 가동될 경우 연간 20조 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발생하고, 2030년 그룹 전체 매출이 40조~5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계획대로라면 네이버클라우드가 그룹 전체 매출의 40~50%를 책임지는 핵심 축으로 올라서는 셈이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컴퓨팅 비즈니스에 따른 매출과 비용, 그에 따른 마진은 AI 팩토리 운영사가 전부 가져가는 구조”라며 “초반에는 마진율이 낮을 수 있지만 사업이 성숙함에 따라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 나아가 20% 이상의 마진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의 지휘봉을 쥔 김유원 대표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2006년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해 데이터 총괄 등을 거쳐 2022년 9월 취임한 김 대표는 데이터·기술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구축과 B2B(기업 간 거래) 클라우드 체질 개선을 이끌어온 데 이어, 이번 12조 원 규모의 AI 팩토리 사업을 이끌게 됐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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