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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구와 스타벅스 10년 동행, 매출 1조 넘어서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03-16 18: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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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매출 1조 원 고지에 올랐다.

커피전문점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커피전문점 불모지였던 국내에 미국 유학시절 즐겨찾던 스타벅스를 18년 전 직접 들여왔는데 효자를 만들었다.

◆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신세계그룹 효자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커피전문점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면서 신세계그룹의 효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석구와 스타벅스 10년 동행, 매출 1조 넘어서  
▲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날 지난해 매출 1조28억 원을 거둬 2015년보다 29.6%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스타벅스 매출 성장률이 11%였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스타벅스 성장세는 3배가량 높다. 커피전문점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스타벅스가 진출한 75개 국 가운데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스타벅스의 매출 규모는 국내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업계 2위권인 투썸플레이스나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은 매출이 1천억~2천억 원대에 불과하다.

매장 경쟁력도 다른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점포당 연매출은 평균 10억 원으로 경쟁사들의 2~4배 수준이다. 지난해보다도 10% 가까이 늘었다.

스타벅스의 폭발적 성장 덕분은 신세계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에 집기와 비품 등 소모품을 공급하고 이마트에 입점하는 스타벅스로부터 임대료도 받고 있다. 지난해엔 스타벅스를 상대로 매출 415억 원을 냈다. 2011년 97억 원을 거뒀는데 4배가 불어났다.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해 스타벅스와 거래를 통해 매출 683억 원을 올렸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에 케이크와 제과, 수입과일 등을 남품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신세계에스브이엔(전 조선호텔제과점)을 흡수합병하면서 스타벅스와 거래물량이 크게 늘었다.

스타벅스가 최근 케이크와 샌드위치 등의 푸드제품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푸드가 볼 혜택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 이마트와 거래규모를 557억7천만 원, 신세계푸드의 경우 904억3천만 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 이석구, 국내 스타벅스 어떻게 키우고 있나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의 디지털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이 스타벅스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2007년 취임해 10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취임 전에는 7년 동안 대표가 3번이나 바뀌었다.

이 대표는 취임한 뒤 모바일 주문시스템 '사이렌 오더', '콜마이네임' 등 IT에 기반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잇따라 내놨다. 사이렌오더는 본토인 미국에 역수출됐다.

  이석구와 스타벅스 10년 동행, 매출 1조 넘어서  
▲ 스타벅스 광화문 리저브 매장.<스타벅스커피코리아>
콜마이네임 서비스의 경우 이름을 알려주는 걸 꺼리는 국내 소비자를 고려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본사 홈페이지에 고객 닉네임을 등록하도록 했다. 해외 스타벅스 매장은 직원이 시스템에 등록된 고객이름을 불러 커피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기존엔 기념품 정도로만 여겨졌던 기업 로고상품(MD)도 수익화했다. 트랜디한 브랜딩으로 스타벅스 ‘굿즈’를 사모으려는 충성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세계 75개국 가운데 디자인팀이 따로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년 한정판 다이어리와 충전카드, 텀블러, 머그컵 등을 판매해 전체매출 가운데 10% 정도를 MD상품으로 올린다. 연말 두달 안에 음료를 17잔 이상 구입하면 받을 수 있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도 매장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물론 이 대표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매장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급화 전략과 고객이 자동차에 탄 채로 커피를 구매하는 ‘드라이브스루’ 매장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날 포항엔 100번째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문을 열었다. 커피전문점이 포화된 수도권보다는 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을 중심으로 출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품질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매장당 매출 격차도 늘리고 있다. 커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소비자들을 급증하는 추세에 맞춘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기존에 도입했던 리저브 매장에 이어 이를 한층 더 고급화한 ‘커피포워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리저브 매장을 차츰 커피포워드로 전환하며 숫자를 늘려갈 계획을 세워뒀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주고객층은 30대 젊은층으로, 이들이 한달 안에 리저브 매장을 다시 찾은 비율은 50%가 넘는다"며 "스타벅스가 리저브 매장은 매출 증가율이 일반 스타벅스 매장의 2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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