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일대를 덮친 대홍수로 사망자가 최소 168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도 13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네팔 현지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전날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82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 ▲ 홍수가 덮친 네팔 바그마티주. <연합뉴스> |
전날까지 157명이던 사망자도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8명 늘어 네팔 경찰은 시신 165구를 수습했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약 600명으로 인도와 미국,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약 28개국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과 접경한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도 이번 홍수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산사태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됐다. 이에 따라 네팔과 티베트를 합친 사망자는 최소 168명, 실종자는 138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9명이 연락 두절된 상태다.또 다른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은 임시 대피소에 고립돼 있으나 안전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한국인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11명 규모의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네팔로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은 외교부 4명, 소방 5명, 경찰 2명으로 구성됐으며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가 팀장을 맡았다. 대응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홍콩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는 네팔 정부와 협의를 거쳐 추가 구조대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신속대응팀은 선발대 개념"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추가 구조대 파견과 관련해 "네팔 외교 장관과 통화해야 한다. 추가로 보낸다면 수십 명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통상 연간 약 2만 명의 한국인이 관광 목적으로 네팔을 찾고 있는 만큼 연락이 끊긴 9명 외에 추가 피해가 있는지도 계속 확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네팔 홍수 관련 우리 국민 피해 상황 대응 긴급회의'를 열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과잉 대응은 없다는 각오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국민 아홉 분의 소재가 미확인 상태고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 부처와 현지 대사관, 신속대응팀, 현지 기업의 가용 인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모든 외교 채널을 가동해 네팔 정부와 수색·구조에 필요한 자원 투입을 협의하고 연락 두절자 외에 추가 한국인 피해가 없는지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네팔의 신속한 대응과 복구를 위한 인도적 지원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는 지진보다 빙하 붕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추가 분석 뒤 이를 빙하 붕괴와 토석류로 발생한 규모 5.2의 지진파 사건으로 정정하고 실제 지진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고지대에서 대규모 얼음과 암석이 무너지면서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정확한 홍수 발생 원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