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6-08-27 11: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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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삼성SDI·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계열 5개사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 전량을 약 9천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확정 인수안을 제시했다.
FCP는 삼성그룹 주주사 5곳의 이사회에 에스원 지분 781만5656주(20.6%) 전량을 주당 11만6천 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발송했다고 27일 밝혔다.
▲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삼성그룹 5개사에 에스원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고 27일 밝혔다. <에스원>
FCP가 제시한 총 인수대금은 9066억 원이다. 이를 에스원 전체 지분으로 환산하면 기업가치는 약 4조4천억 원에 이른다.
FCP 측은 이번 제안 가격이 최근 에스원 시가총액보다 약 45% 높은 수준이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 시가총액이었던 2016년 7월 20일의 4조3700억 원도 웃돈다고 설명했다.
FCP는 삼성그룹 5개사가 에스원 지분을 보유할 전략적·재무적 이유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SDI의 경우 차입금이 약 12조 원으로 현금성 자산 1조5천억 원을 크게 웃도는 데다 향후 대규모 설비투자(Capex)가 예정돼 있어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1조7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8월21일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약 4조5천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FCP는 이 같은 자금 조달 노력에도 향후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에스원 지분 매각을 통한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는 에스원 지분이 본업과 사업적 접점이 없는 비핵심 자산이라고 짚었다.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는 금융 계열사들이 에스원 지분을 매각할 경우 확보한 자금을 주주환원이나 본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FCP는 에스원의 주가와 배당 수준도 문제로 제시했다. 에스원 주가가 10년 전보다 30% 이상 하락한 반면 배당수익률은 시가 기준 약 4% 수준에 그쳐 삼성 계열사들이 지분을 계속 보유할 재무적 명분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번 제안에는 삼성 계열 5개사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 전량 781만5656주를 주당 11만6천 원에 인수한다는 내용과 함께 오는 9월23일까지 회신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FCP는 지난해 7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강화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사회가 특정 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에스원 지분 매각 여부를 주주가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현 FCP 대표는 "이번에 5개사의 이사회가 어떻게 답변하는지를 보면 이들이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하는지, 삼성그룹 오너가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CP는 6월23일 에스원 이사회에 3개년 목표주가 발표, 5개년 사업 비전 제시, 잉여현금 활용 계획, 주주와의 투명한 소통, 상법에 부합하는 이사회 운영 등을 요구했다.
FCP에 따르면 에스원 이사회는 최근 "앞으로도 계속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했다.
이 대표는 "FCP는 에스원뿐 아니라 이번 제안을 받은 삼성그룹 5개사의 주주이기도 하다"며 "각 사 이사회의 대응에 따라 상법이 주주에게 부여한 권리 행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FCP는 2020년 설립된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로,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을 주요 투자전략으로 삼고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