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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LF·한섬 뷰티사업에서 명암 갈려, '성장동력' 되거나 '생존전략' 찾거나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2026-06-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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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F&F와 LF, 한섬 등 패션기업들의 뷰티사업에 명암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은 반면 존재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방향 재정비에 들어간 모습도 보이고 있다.
 
◆ F&F 뷰티 사업, '오너2세' 김승범 경영 데뷔 무대로

3일 패션업계 상황을 종합하면 패션기업들이 시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자체 뷰티 브랜드들의 존재감과 실적, 해외 확장 속도 등에 차이가 생기고 있다.

F&F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앞세워 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F&F는 패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로 잘 알려진 회사다.
 
F&F·LF·한섬 뷰티사업에서 명암 갈려, '성장동력' 되거나 '생존전략' 찾거나
김창수 F&F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2000년 자회사 에프앤코를 설립하고 2005년에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론칭했다. 바닐라코는 클렌징밤 제품을 통해 대중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바닐라코>

화장품 사업은 자회사 에프앤코가 맡고 있다. 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장의 장남 김승범 상무는 2024년 6월부터 에프앤코 대표를 맡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에프앤코는 바닐라코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1530억 원에서 2024년 1950억 원, 2025년 2040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수익성은 주춤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9억 원, 270억 원, 140억 원을 기록했다.

김 상무는 바닐라코의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프앤코는 중국(상하이)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존 클렌징 제품에 더해 색조 화장품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입지를 키우고 있다. 현재 바닐라코는 일본 3대 뷰티 멀티숍으로 꼽히는 로프트, 플라자, 앳코스메에 입점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프앤코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024년 887억 원에서 2025년 104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바닐라코가 대중적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는 클렌징밤의 역할이 컸다.

김창수 회장은 2010년 '클린잇제로'라는 밤 타입 클렌저를 선보였는데 당시 클렌징 제품에서는 처음 등장한 제형이었는데 큰 인기를 끌며 바닐라코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4초에 1개씩 팔리는 것으로 알려지며 김 회장은 업계에서 '4초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에프앤코는 앞으로 F&F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프앤코는 F&F그룹의 지주사인 F&F홀딩스 위에 위치한 비상장 회사로 김 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일가가 직접 지배력을 가진 회사인 만큼 김 상무의 경영 능력과 승계 명분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김 회장이 직접 브랜드 론칭과 핵심 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 LF 오규식 비건뷰티 시장 공략, 라이프스타일 포트폴리오 강화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통해 비건 뷰티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브랜드 수준의 존재감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비건 화장품이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는 것이다.
 
F&F·LF·한섬 뷰티사업에서 명암 갈려, '성장동력' 되거나 '생존전략' 찾거나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2019년 비건뷰티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식물 원료 기반의 브랜드로 동물성 성분과 동물실험을 배제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국내 주요 비건 뷰티 브랜드 30곳의 온라인 반응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아떼는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떼는 올해 4월 브랜드평판지수 순위에서 러쉬, 아로마티카, 톤28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아떼의 대표 제품은 립밤과 선케어 제품이다. LF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립밤 누적 판매량은 90만 개, 선케어 제품 누적 판매량은 80만 개를 넘어섰다.

아떼는 오 부회장이 추진해 온 LF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오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LF를 패션기업을 넘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아왔는데 화장품 사업도 그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오 부회장은 2019년 아떼를 론칭하면서 비건뷰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식물 원료 기반의 브랜드로 동물성 성분과 동물실험을 배제한 것이 특징이다. 생산은 외부 ODM 업체에 맡기고 제품 기획과 브랜딩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패션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며 전략 수정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오 부회장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아떼를 LF의 라이프스타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한 축으로 육성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F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영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유통망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마(기능성) 화장품과 미용기기 분야로도 화장품 사업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섬 '오에라' 존재감 끝내 못 키웠다, 김민덕 럭셔리뷰티 전략 골머리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은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섬의 화장품 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강력한 유통 기반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에 개설했던 오에라 공식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을 종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F&F·LF·한섬 뷰티사업에서 명암 갈려, '성장동력' 되거나 '생존전략' 찾거나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2021년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선보였다. 오에라는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강력한 유통 기반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오에라는 한섬이 2021년 선보인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한섬이 패션이 아닌 사업에 처음 진출하며 내놓은 브랜드라는 점에서 당시 업계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김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과 한섬의 타임·마인 등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오에라를 고급 뷰티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세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오에라는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한 고가 제품을 선보이며 럭셔리 전략을 내세웠다. 일부 크림 제품 가격은 100만 원을 넘기도 했다.

다만 사업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은 수년 동안 영업손실이 누적됐고 2023년 기준 자본총계는 -53억 원을 기록했다.

한섬은 뷰티 사업 진출 4년 만인 2024년 10월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뚜렷한 확장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에라가 아직 럭셔리 뷰티 브랜드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한 만큼 김 사장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섬은 최근 제품 판매보다 고객 경험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섬은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콘셉트스토어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에서 오에라 브랜드를 활용한 뷰티 스파 라운지 '오에라 라메종'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보다 핵심 고객이 브랜드를 체험하도록 해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섬 관계자는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에서 운영되는 오에라의 뷰티 스파는 최근 1개월치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며 "한섬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맞춰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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