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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홍기택 징검다리 삼아 최경환 겨냥하나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7-02-28 1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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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잠적했다가 8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치권과 금융계가 검찰의 수사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청와대 서별관회의 멤버였는데 홍 전 회장이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검찰의 칼끝이 서별관회의 참석자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홍기택 징검다리 삼아 최경환 겨냥하나  
▲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27일 대우조선해양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본부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일각에서 검찰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28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7일 홍 전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산업은행 회장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부실을 알고도 수조 원을 지원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지원이 청와대의 경제현안회의체인 서별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됐는지 여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언론인터뷰에서 “서별관회의에서 정부의 방침을 통보받았는데 산업은행은 얼마, 수출입은행은 얼마 하는 것까지 딱 정해져서 왔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사실상 들러리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을 결정한 서별관회의는 2015년 10월 열렸는데 최경환 전 부총리,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당시 주요멤버였다.

서별관회의는 경제부처 고위인사들이 모여 각종 경제.금융 현안을 협의하는 비공식회의로 속기록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사안에 따라 산업은행 회장과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한다.

홍 전 회장의 소환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경제사령탑’ 역할을 맡았던 최경환 전 부총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내수활성화를 위해 자금을 푸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초이노믹스’ 정책을 펼쳤다. 그는 서별관회의에서 안 전 수석과 함께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최 전 부총리에게 중소기업진흥공단 특혜채용 압력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3월 3일 출석을 통보했는데 이때 서별관회의 건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회장 조사결과에 따라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의 소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정책당국 판단에 여러 근거들이 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의 활동시한이 28일로 종료되면서 수사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 검찰이 뭔가 ‘한건’을 보여주기 위해 홍 전 회장을 불렀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검 연장이 거부된 상황에서 검찰이 분위기 반전과 새로운 이슈 선점을 위해 ‘홍기택 카드’를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친박인사인 홍 전 회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압하고 1983년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이듬해부터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3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어 산업은행 회장에 올랐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한국몫 부총재까지 맡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6월 AIIB에 돌연 휴직계를 내고 잠적했다.

홍 전 회장은 2월 중순께 몰래 귀국해 검찰소환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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