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5-20 16: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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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에 힘입어 국내 택배 시장이 올해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4대 택배 기업 중 한진이 올해 1분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2024년 대전메가허브터미널을 개장하고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면서 택배 사업의 이익률 향상을 기대했지만, 택배 단가 인하 등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쿠팡, CJ대한통운 등 선두권 택배 업체와 실적 격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에도 한진의 택배 부문이 1분기 적자폭을 키우며 조현민 한진 사장(사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진>
택배 업종은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필수이지만, 수익성 악화로 투자부담이 한층 가중되며 조현민 한진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내 4대 택배 기업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한진 택배 부문은 1분기 매출 3284억 원, 영업손실 2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0% 줄고, 영업손실은 392.9% 늘어났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 택배 부문(오네 부문)의 영업이익은 342억 원으로 1년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 부문(Lastmile 부문) 영업이익은 2억 원(95.4% 감소), 로젠 물류사업부 영업이익은 14억 원(62.9% 감소)을 기록했다.
앞서 한진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 2024년 개장한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의 등 인프라 처리 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경쟁심화에 따른 택배 단가 하락과 유류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증가하며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택배 물동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지만, 택배시장의 경쟁 강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란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6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체 유통시장의 성장률은 0.6%이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온라인 쇼핑의 올해 성장률은 3.2%로 백화점·편의점·마트·슈퍼마켓 등 다른 업태를 앞서는 등 택배 물동량 상승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026년 쿠팡을 제외한 택배 물동량 증가율은 한 자리수 초중반 %대에 그칠 것”이라며 “제한된 물동량 속에서 경쟁사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택배사들의 경쟁 양상이 지속되며 택배 단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진의 올해 택배 사업 영업이익률을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진이 지난 2020~2024년 총 2837억 원을 들여 구축한 대전 메가허브 택배 터미널 모습. <한진>
택배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한진의 투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진은 택배 터미널 자동화분류 능력 향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2022~2025년까지 588억 원을 투자했다. 또 2020~2024년까지 총 2837억 원 들여 '대전메가허브'를 구축하는 등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왔다.
올해부터는 2027년까지 컨베이어벨트, 자동 스캐너 등 택배터미널 내 장비구매와 인천과 경남 창원시에 각각 서브터미널을 구축하기 위해 247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2024년 구축한 대전메가허브터미널을 메인허브로 삼아 물동량을 집중시킨 뒤 지역 터미널로 물동량을 분산하는 국내 택배사업에서의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차원의 투자다.
회사에 따르면 허브앤스포크 체계를 구축함으로서 1박스 당 센터를 오가는 동안 발생하는 간선비용은 10%, 물류센터 내 자동화 등으로 박스당 조업비는 12% 절감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조 사장은 인프라 투자와 더불어 쿠팡 외 온라인 커머스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택배 물량 증가에 주력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 3월 ‘11번가’와 계약기간 5년의 물류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8만6천㎡(2만6천평) 규모의 풀필먼트센터 내 시설과 인력을 전담 운영하고 이를 통해 11번가 입점 판매자들에게 안정적 익일·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진 관계자는 “향후 리스크 관리와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AI를 활용한 물류 최적화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