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쇼핑은 유통 컨트롤타워 폐지 이후 첫 분기 실적에서 백화점과 할인점의 동반 개선을 확인하며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사진은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왼쪽)과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 <롯데쇼핑>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이 그룹 차원의 유통 컨트롤타워 폐지 이후 첫 분기 실적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핵심 사업부가 동시에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각 사업부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가 긍정적으로 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과 차우철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 겸 롯데슈퍼 대표)을 중심으로 한 사업부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에 따른 롯데쇼핑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5816억 원, 영업이익 2529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70.6% 늘었다.
이번 실적은 롯데그룹이 유통군 헤드쿼터(HQ) 체제를 폐지한 뒤 롯데쇼핑이 받아든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롯데쇼핑이 각 사업부별 책임경영 체제만으로도 호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주요 사업군별 HQ 체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계열사 대표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각 사업부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룹의 방침은 자연스럽게 정현석 대표와 차우철 대표의 존재감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각 사업부의 새 수장으로 동시에 발령받은 인물이다.
두 대표는 각자의 방식으로 실적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과 국내 소비 회복이라는 훈풍을 타고 롯데백화점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차 대표는 해외 할인점의 순풍에 더해 국내 할인점의 실적 개선까지 이끌어내며 롯데마트에 오랜 만에 호실적을 냈다.
롯데쇼핑의 이런 책임경영 시스템은 향후 순풍을 계속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핵심 사업의 개선폭이 크고 다른 사업부도 동시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 사업은 앞으로도 롯데쇼핑 책임경영 체제의 성과를 보여주는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쇼핑은 서울 주요 상권인 명동과 잠실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부산에도 핵심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을 90~10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백화점 사업부의 수익성 또한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과거 5~6%대에서 7~8 수준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할인점도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축으로 떠올랐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국내 할인점에서 매출 1조406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30.9% 늘었다.
할인점은 그동안 롯데쇼핑의 수익성 회복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고물가와 오프라인 유통 경쟁 심화 속에서 점포 효율화와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야 했기 때문이다.
▲ 영국 온라인 유통기업 오카도가 운영하는 자동화 물류센터 내부 모습. <롯데쇼핑>
8월 가동 예정인 부산 자동화물류센터도 할인점 사업부의 기대를 더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부산 자동화물류센터는 롯데쇼핑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력해 부산 강서구에 구축 중인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 할인점도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할인점에서는 2026년 1분기 매출 4850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을 냈다. 2025년 1분기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6.8% 증가했다.
반면 이커머스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롯데온을 담당하는 이커머스 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 272억 원, 영업손실 58억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27억 원 축소됐다.
물론 1분기 실적만으로 책임경영 체제의 안착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백화점 실적은 외국인 관광객 흐름과 소비심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할인점은 경쟁 완화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고 이커머스는 여전히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쇼핑이 컨트롤타워 폐지 이후 첫 분기부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낸 것을 두고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명분은 충분히 섰다는 반응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