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영상가전 및 생활가전 사업을 철수한 배경은 현지 브랜드와 경쟁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에 전시된 삼성전자 주요 가전제품 사진.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것은 현지 브랜드와 기술 및 품질 경쟁에서 밀려난 결과라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기업들의 역량 강화로 자국 소비자들이 다른 국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줄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었다는 것이다.
7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중국 가전제품 사업 중단은 현지 경쟁사들의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중국 사업의 대대적 재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TV와 모니터를 비롯한 영상가전 및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판매를 중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제품은 계속 판매되며 중국의 관련법에 따라 기존 가전제품 구매자를 위한 사후서비스도 제공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브랜드 가전의 경쟁력이 높아져 해외 경쟁사의 제품과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삼성전자의 사업 중단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을 전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가전 시장 점유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타임스는 다른 중국 매체인 두뉴스 집계를 인용해 4월 초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오프라인 TV 판매 점유율은 매출 기준 3.62%, 냉장고와 세탁기는 각각 0.4% 안팎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2025년 중국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TCL,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 8곳의 점유율 총합은 약 94%에 이른다는 조사기관 룬토테크놀로지의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같은 해 삼성전자와 소니, 필립스, 샤프 등 해외 브랜드의 중국 내 TV 출하량은 모두 합쳐 100만 대 미만으로 집계됐다. 전체 연간 출하량인 3290만 대와 비교해 턱없이 적다.
생활가전 시장도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TV보다 더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가전제품 시장이 자국 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중국 이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수록 마케팅비 및 인건비가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 ▲ 삼성전자 주요 생활가전 라인업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중국 가전 사업 중단 결정은 합리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자동차와 가전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일제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은 중국의 기술 경쟁력 및 제조업 품질 역량 강화를 증명한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현지 시장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거나 적기에 기술 발전을 이뤄내지 못한 기업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자국 기업 약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중국이 보상 판매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자국 브랜드 제품의 판매를 지원한 성과가 결국 현지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가전 사업을 철수한 뒤에도 모바일과 반도체를 비롯한 사업을 지속하고 첨단 산업 분야의 연구와 투자에 꾸준히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가전 업계는 빠르게 성숙하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헤이롱장성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을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친환경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내 투자의 중심을 이동하는 일은 중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