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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박윤영의 'KT 본질경영'과 KT넷코어의 '협력사 갑질'에 주목하는 이유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4-23 10: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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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7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의 'KT 본질경영'과 KT넷코어의 '협력사 갑질'에 주목하는 이유
박윤영 KT 사장의 '본질경영' 방침이 성공하려면 KT넷코어의 '협력사 갑질' 행태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는 지적이 KT 안팎에서 나온다. 이를 본질경영 출발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군이 초고속인터넷을 격오지 부대까지 순차적으로 확장할 때다.

앞서 군을 포함한 정부 통신망 구축 발주에선 KT가 사업권을 도맡아 따다시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SK텔레콤의 수주 가능성이 높았다. '레퍼런스 사이트(다음 수주 경쟁 때 제시할 근거)' 마련 차원에서 가격을 일부러 낮게 제시했다.

사업의 보안성을 심사하는 단계에서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통신망이 유실되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격오지 부대를 연결하는 통신망 구축이라 그런 사고 발생 가능성이 충분했다.

KT 측은 "근처 지점·지사에 수십년 경력을 가진 통신망 유지보수 인력이 상주하고, 장비·자재도 상비돼 있다. 어떤 상황에도 즉각 대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통신망 공사·유지보수 협력업체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이 건도 KT가 가져갔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도 물량을 수주했다.

당시 SK텔레콤 쪽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런 뒷얘기를 전하며 "통신망 공사와 유지보수 능력에서 KT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했다.

박윤영 KT 사장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본질경영' 방침에 주목하는 이유다.

박 사장은 지난 3월31일 취임하며, KT가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대한민국 연결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며, AX(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플랫폼과 혁신 서비스로 압도적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구현하는 전략으로는 '단단한 본질(대한민국 통신 종가의 위상 회복)'과 '확실한 성장(1등 AX 컴퍼니)'을 내세웠다. "본질을 성장의 기반으로 삼고, 성장을 통해 얻은 과실로 본질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후 통칭 '본질경영'으로 불렸다.

KT는 대한민국 통신의 '종가'를 자처해왔다.

체신부 시절에는 정부 부처로 대한민국 통신망 구축과 통신서비스 대중화에 앞장섰고, 1982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분리된 뒤에는 국내 유일 통신사로 그 역할을 이어갔다.

따지고 보면 1898년 1월 한성 우정국과 인천 중구 경동 화신양복점 건물 사이에 첫 개통(인천시 자료)된 우리나라 최초 전화선도 KT가 맡아 구축했다.

2002년 한국통신으로 민영화 뒤에도 이런 역사를 내세우며 대한민국 통신 업계의 '맏이' 내지 '통신 종가'를 자부했다. 특히 유선 통신망 구축 및 유지보수 능력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했다.

그만큼 자부심이 강했고, 늘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1994년 3월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 때는 화기가 빠지지도 전에 KT(당시 한국전기통신공사) 통신망 유지보수 담당 직원들이 통신구로 들어갔다.

당시 광화문 전화국장은 이 모습을 지켜보던 기자에게 "통신 선로 유지보수 직원들은 통신망이 끊기거나 장애가 일어난 것을 두고는 발 뻗고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 등 통신 문외한 '낙하산 CEO'가 이어지면서 KT는 급속히 망가졌다.

'탈통신'을 외치며 본질 경영을 외면한 채 이동통신 가입자 쟁탈전과 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뛰어든 결과, KT의 통신 종가 위상이 급속히 추락했다.

기존 인프라와 축적된 경험 등 KT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척결 대상으로 삼기까지 했다. 그 결과 언제인가부터는 KT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동급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낙하산 CEO들이 영업이익 관리와 주가 부양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한때 독보적이었던 KT의 통신망 유지보수 경쟁력도 둔해졌다. 고용을 통한 사회 기여 능력도 떨어졌다.

민영화 전 6만8천여 명에 이르던 KT 본사 인력이 지금은 1만 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통신망 구축, 유지보수와 고장수리를 맡던 인력들이 자회사로 떨어져나가거나, 희망퇴직을 가장한 상시적 구조조정에 밀려 회사를 떠났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황창규 전 회장 시절인 2018년 서울 아현동 통신구 화재 때는 완전 복구까지 반년 가까이 걸렸다. 화재로 유실된 통신망이 어느 곳을 거쳐 어느 지역을 커버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회사에 남아있지 않아 대응이 어려웠다.

목 좋은 지역 전화국 건물이나 부지를 오피스텔·호텔·아파트 등으로 재개발하며 그 곳에 있던 통신망과 장비 등을 외지거나 협소해 재개발이 어려운 전화국으로 몰아놓은 탓도 컸다.

KT 통신망 장애로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이어졌으나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강제로 내보낸 직원들을 수소문해 통신망 복구에 투입시키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인력 구조조정은 김영섭 전 사장 시절에도 진행됐다. 2024년 전국 지사·지점의 통신망 유지보수 및 고장수리 인력들을 인적 분할해 자회사로 넘기는 대규모 특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구조조정 대상만 4천여 명에 달했다.

부작용이 컸다.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수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결국 큰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지난해 KT 통신망에서 '유령 기지국'이 줄줄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가입자들이 수억 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수리 직원 2500여 명이 실제로는 존재하나, 역할은 주어지지 않는 '도깨비 직원' 신분으로 전락했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특별 구조조정에 동의해준 노조를 상대로 수십만원씩의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는 일도 벌어졌다. 법원이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KT 안팎에서 '통신 종가에서 어찌 이런 일이!' 탄식이 쏟아졌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이 박 사장의 '통신 종가 위상 회복'과 '본질 경영'을 반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박 사장은 'KT 차기 CEO 후보' 시절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2023년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KT 사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며 나름 생각해둔 'KT 경영 방침'을 소상히 밝혔다.

"KT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통신사다. 아무리 민영화됐다 해도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본분과 책무가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이를 저버리거나 게을리할 수 없다."

박 후보는 'KT의 본분과 책무'부터 꺼냈다. KT 임직원은 물론 'KT 출신들'까지도 옷깃을 여미게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나라에서 로켓을 만드는 박사가 필요해 국민 세금으로 사람을 뽑아 유학을 보냈는데, 그가 박사 학위를 따고 돌아오더니 셰프를 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겠다며 식당을 차려 떠난다고 가정해 보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그래도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박 후보가 말하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KT가 기간통신사업자 본분과 책무를 절대로 저버리면 안 되는 이유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달리 KT에게만 부여된 소명이고, KT의 존재 이유이자 경쟁사들이 가질 수 없는 자산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KT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라고도 했다.

"AI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안정된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박 후보는 "KT가 통신사 본분과 책무를 저버리거나 소홀히 하는 순간 통신망 해킹과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같은 사태를 겪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다가오는 AI 시대에 이런 사태가 또 발생하면, 상상을 초월할 수준의 충격과 사회적 파장이 일 것"이라며 "KT는 이에 대비하는 자세를 숙명처럼 늘 깨닫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민한 문제도 거침없이 건드렸다. 전임 사장 시절 추진된 특별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토탈영업TF로 보내진 직원들을 전부 현업으로 복귀시킬 계획을 밝혔다.

KT는 2024년 전국 지사·지점의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담당 직원들을 인적분할 식으로 분리해 자회사로 내보내는 특별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700여 명이 KT넷코어와 KTP&M 등 신설 통신망 구축 및 유지보수 자회사 2곳으로 전환 배치됐고, 2500여 명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토탈영업TF라는 임시 조직으로 보내져 휴대전화 영업 등 '해보지 않은 일'에 투입됐다.

박 후보는 이를 '잘못된 결정'으로 간주했다.

"통신망을 장애 없이 잘 관리하려면, 네트워크와 장비 등의 호적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지나는 통신선과 곳곳에 설치된 장비들이 각각 어느 지역의 어느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는지, 국민 개개인의 호적을 관리하는 것만큼 낱낱이 꿰고 있어야 한다."

전국 각 지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담당 직원들이 곧 '통신망 호적부'라고 설명하는 듯 했다. 
 
전임자들 시절 틀어졌던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박 후보의 의지는 취임 뒤 본질경영 비전과 전략으로 구체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KT넷코어의 '협력업체 갑질' 제보를 가벼이 넘길 수 없었던 이유다.

KT넷코어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T넷코어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1년 넘게 협력업체들에게 과욋일을 시켜왔다. 대가도 주지 않고 있다.

한 협력사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협력사들은 KT와 통신공사 계약을 맺고 있다.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는 우리 일이 아니다. KT넷코어가 통신공사 계약의 갑 지위를 남용해 협력업체들에게 대가도 없이 과욋일을 시키고 있다. 우리 회사가 못받은 대가 만도 1억원 가까이 된다"며 "전국 136개 협력사들 대부분 같은 처지지만, 협력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 통신공사 물량이 줄어들까봐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넷코어는 왜 협력사들에게 대가도 주지 않고 과욋일을 시켜왔을까.

협력사들은 김영섭 전 사장 시절 '불완전한 특별 구조조정'에서 비롯됐다고 짚는다.

특별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전국 지점·지사 소속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인력 4천여 명이 KT넷코어와 KTP&M 등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환 배치돼야 했다. KT는 특별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본사가 맡고 있던 통신공사 업무는 물론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업무까지 모두 이들 자회사로 넘겼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7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의 'KT 본질경영'과 KT넷코어의 '협력사 갑질'에 주목하는 이유
박윤영 KT 사장이 취임 뒤 행보로 토탈영업TF를 찾아 특별 구조조정 중단과 현업 복귀 방침을 전하고 있다. 이 곳에는 자회사 전환 배치를 거부한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담당 직원 25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 KT >
하지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은 인력 가운데 2500여 명이 회사의 일방적 구조조정 행태에 반발해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며 특별 구조조정은 반쪽짜리 상태에 멈췄다.

KT넷코어 쪽에서 보면, 업무는 넘겨받았는데, 그 업무에 투입될 인력과 장비는 예정된 숫자의 반도 오지 않은 꼴이다.

그렇다고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를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급한대로 협력사들에게 손을 벌렸다고 볼 수 있다. 한 두 번 내지 한 두 달이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넘어갈 수 있었으나, 1년 이상 지속되자 협력사들도 더이상은 버티기 힘들게 됐고, 반발로 이어졌다.

한 협력사 대표는 "밤에도 고장 수리 요청이 오면 현장에 나가야 한다. 그 인력이 다음 날 낮에는 통신공사에 투입돼야 하는데 공사 품질이 보장될 수 있겠냐. 이런 상황이 이어지며,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 공사 중 졸다가 사고로 이어질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KT넷코어 경영진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인력을 보내주지 못할 상황이면 넘겨준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업무를 다시 가져가는 게 정답이지만, KT는 이를 외면했다.

그렇다고 자회사 처지에서 본사에 이를 대놓고 요구할 수도 없다.

해결책은 협력사들에 손을 벌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지자 'KT넷코어가 '갑' 지위를 남용해, 협력업체들에게 계약에도 없는 일을 대가도 없이 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졌다.

게다가 KT넷코어는 협력업체들을 사실상 '무한경쟁'시키고 있었다. 협력업체들을 A·B·C 등급으로 분류하고, A 등급 업체가 C 등급 업체의 물량을 가져가게 했다.

C 등급을 받는 순간 일감의 상당부분을 경쟁업체에 내줘야 했다. 과욋일을 대가도 주지 않고 하라고 하는 갑질을 당해도 신음 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통신망은 전국에 걸쳐 거미줄처럼 구축돼 있고, 한 몸처럼 동작한다. 특정 가입자 회선, 특정 통신 장비,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고장이나 오류가 전국 통신망에 영향을 미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서울 혜화동 스위치 장비 오류가 전국 인터넷 통신망을 먹통 상태로 만들었고, KT 부산국제관문국 오류가 전국 통신망 장애로 이어진 적도 있다.

통신망 유지보수 쪽에서 전국 단위 '협력'과 '경험'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이유다.

한 KT넷코어 협력사 관계자는 “전국 수백만 킬로미터 광케이블과 맨홀, 전주 등의 통신망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축적된 기술과 현장 경험이 핵심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재무적 관점에서 경영을 하면 그에 대한 피해는 영세한 협력사와 이용자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협력 생태계는 정부와 사업자 간은 물론이고, 통신망 공사 및 유지보수, 고장 수리를 맡고 있는 업체 간, 이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 간에도 중요하다. 태풍과 홍수 같은 천재지변으로 통신구에 물이 차거나 공사 중 포크레인에 찍히고 전주가 넘어져 통신선이 훼손되는 경우, 다 같이 협력하지 않으면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 내 것, 네 것 가리기에 앞서 일단 통신망을 살려 장애를 복구하는 게 우선이다.

KT넷코어의 협력업체 갑질과 무한경쟁 내몰기가 KT 통신망에 백해무익하다고 보는 이유다.

A 등급 업체가 C 등급 업체 물량을 가져가게 하는 식의 무한경쟁 상황에서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 협력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통신 선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힘을 합해 함께 해결하는 등 협력 관계가 유지됐지만, 지금은 협력사들끼리 경쟁하고 갈등을 빚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KT는 "품질 향상을 위해 협력사들을 경쟁시키는 게 뭐가 문제냐"고 강변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박윤영 사장이 강조하는 '본질경영'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으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문제는 협력사들이 "더 이상은 못버티겠다"며 "박윤영 사장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게 기사 좀 써달라"고 언론에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언론사 제보는 마지막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해볼 수 있는 것 다 해봐도 출구가 찾아지지 않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자들을 찾는다.

정리해보자.

박 사장은 KT넷코어의 협력사 갑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KT는 이미 자회사 전환을 거부해 토탈영업TF에 배치돼 있던 인력들을 본사의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특별 구조조정을 멈추고 원점으로 되돌리는 셈이다.

KT에서 KT넷코어와 KTP&M으로 넘어갈 인력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남은 과제는 특별 구조조정 계획 일환으로 신설된 자회사 2곳과 이 곳으로 넘겨진 통신망 유지보수 및 고장 수리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KT가 자회사 2곳에 넘겼던 통신망 유지보수 및 고장 수리 업무를 되가져오고, 전환된 인력도 다시 데려가는 게 맞지만, 아직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KT넷코어가 통신공사 협력사들에게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를 맡기는 것을 공식화할 수도 있다. 통신공사에 더해 통신망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도 맡기는 쪽으로 계약서를 다시 쓰고 정당하게 대가를 지급하면, 협력업체들도 반발할 이유가 없다.

물론 그에 앞서 KT넷코어가 협력사들에게 과욋일을 시키며, 주지 않은 대가부터 정산해야 한다.

A 등급을 받은 협력사가 C 등급 협력사의 텃밭을 가로챌 수 있게 하는 식의 무한경쟁 역시 '협력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서둘러 손봐야 한다.

놔두면 임직원 부조리와 협력사 경쟁력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KT 협력사 대표들 중에는 물량 발주와 배분을 담당하는 KT 임직원들을 상대로 '골프 접대'와 '술 접대'를 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협력사들한테는 KT 과장급과 부장급 등도 '힘 센' 직원이다.

방치하면 박 사장의 본질경영에 방해가 될 수 있다. KT가 통신 종가의 위상은 물론 통신망 구축과 유지보수 능력에서 '넘사벽'을 회복해, 군을 포함한 정부 발주 물량을 다시 도맡을 수 있는 길이 요원해질 수 있다. KT가 통신 종가 위상을 회복, 대한민국 국민의 통신 복지 수준을 높여주길 기대한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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