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유럽 브랜드인 오펠 매각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GM이 유럽에 수출하던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22일 “오펠 매각과 관련해 GM 본사와 논의한 것이 없다”며 “아직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논의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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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임스 한국GM 사장. |
블룸버그에 따르면 GM은 이번주 안에 PSA에 오펠을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추진할 수도 있다. 오펠 매각가격은 2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GM은 유럽에서 오펠, 복스홀 등의 브랜드 차량을 판매하면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손실 90억 달러를 봤다.
GM은 유럽에서 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오펠을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PSA가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GM이 한국GM의 수출물량을 유지해달라고 PSA에 요청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PSA가 오펠을 인수한 뒤에도 한국GM이 유럽에 오펠 차량을 수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한국GM은 유럽에 스파크를 오펠의 ‘칼’과 복스홀의 ‘비바’로, 트랙스를 오펠의 ‘모카’로 이름 붙여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 14만 대를 수출했다. 한국GM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60만 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GM은 PSA와 오펠 매각을 협상하면서 유럽 현지직원들의 고용문제를 놓고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문제가 불거질 경우 독일, 영국 등의 정부가 나서면서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
GM은 2009년에도 오펠을 매각하려 했는데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에서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캐나다 마그나가 인수후보로 적합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GM이 인수후보 선정을 미루면서 오펠 매각이 무산됐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회장은 21일 독일 노동조합과 오펠 브랜드의 유럽노동위원회와 만나 오펠 직원들의 고용문제를 논의했다.
PSA는 이후 성명서를 내고 “PSA는 (GM과) 유럽 국가의 기존 계약을 존중하며 당사자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독일에서 2018년 말까지 오펠 직원의 고용을 유지하고 2020년까지 일부 차종을 생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럽노동위원회도 “타바레스 회장이 오펠과 복스홀을 독립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데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