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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사드'로 잃은 중국 민심 얻기, 정현석 '600만 유커'에 공 들인다

권영훈 기자 youngh@businesspost.co.kr 2026-03-19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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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사드'로 잃은 중국 민심 얻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25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현석</a> '600만 유커'에 공 들인다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가 중국 현지 플랫폼에 공식 진출하면서 600만 유커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끊겼던 중국 고객과의 인연을 다시 잇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들이 평상시 흔하게 사용하는 주요 플랫폼 앱(애플리케이션)에 롯데백화점 채널을 열었는데 이는 유통업계 최초의 시도이기도 하지만 과거 사드 사태로 롯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중국인들을 향한 적극적 구애 행보로도 읽힌다. 

정 대표가 중국인 관광객을 향해 내미는 전략이 롯데백화점을 향한 '600만 유커'의 인상을 바꾸는 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롯데백화점의 움직임과 중국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롯데백화점은 중국 현지 고객들에게 존재감을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층을 향한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최대 지도 앱(애플리케이션) ‘고덕지도(高德地图)’와 로컬 리뷰 플랫폼 ‘따종디엔핑(大众点评)’에 공식 채널을 순차적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고덕지도 공식채널은 18일 개설됐고 따종디엔핑 채널은 25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이미 한국에 방문하거나 방문을 계획하는 중국인에 대한 프로모션"이라며 "한국 방문 전·후 로컬 앱 검색 단계부터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중국 현지 이미지를 신경 쓰는 이유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인 관광객은 589만9672명이다. 이들이 롯데백화점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방문을 유도하는 것은 정 대표를 비롯한 백화점업계 CEO들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서도 정 대표가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에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과거 롯데의 중국 사업 철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롯데는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적지 않은 기업이었다.

2007년부터 점차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렸다. 2011년 중국 랴오닝성에 문을 연 롯데마트 뤼위안점은 개점 4분 만에 인파가 몰려 정문 출입 인원을 통제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차였던 2016년 기준으로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에서 116개 지점을 운영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톈진·선양·청두 등 중국 현지에 점포 5개를 갖추고 있었다. 2016년 롯데백화점 중국 법인 매출은 약 970억 원이었는데 이는 2025년 말 기준 베트남 롯데백화점 매출(1053억 원)에 견줄 만한 규모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2017년 사드(THAAD) 부지를 제공한 뒤 상황은 급변했다.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를 내줬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 온라인 여론의 정치적 공세가 집중됐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중국 시장에서 롯데를 축출해 일벌백계하는 것은 중국의 마땅한 위엄"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롯데–국방부의 부지 교환 계약이 알려지자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결국 중국 시장과 중국 소비자가 결정한다"고 밝혀 사실상 롯데 불매 움직임을 정당화했다.

신호가 떨어지자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빠르게 롯데를 '지우기' 시작했다.

중국의 이커머스 알리바바 티몰과 징둥은 잇따라 롯데관을 폐쇄했다. 중국의 뷰티몰 쥐메이의 CEO는 "우리 사이트에서 롯데 이름을 완전히 지웠다"고 선언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앞장서 롯데를 '디지털 퇴출'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선양 롯데마트에서는 한 여성이 한국산 과자와 음료를 훔쳐 먹고 훼손하는 장면을 100여 개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영상이 퍼지며 롯데를 겨냥한 과격한 '애국 퍼포먼스'는 집단적으로 소비됐다.

사라 리아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조교수는 이런 현상과 관련해 2017년 논문을 통해 "중국 SNS 이용자들이 롯데 불매를 '애국심을 인증하는 디지털 수행 도구'로 활용했다"며 "사드 논쟁이 지나가자 애국심을 증명할 새 표적이 필요해졌고 롯데는 그 자리를 내주며 온라인 기억 속에서 뒤로 밀려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의 중국 유통사업은 2024년을 끝으로 완전 철수했다. 사업이 정리된 뒤 지금은 중국 현지에서 롯데가 '잘 언급되지 않는 외국 기업', '중국 안보를 위협했던 기업'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넷이즈는 3월 11일 칼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로 롯데를 희생시키더니 이제 그 사드는 미국의 중동전쟁에 쓰이고 있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와 롯데를 여전히 안보 문제와 결부시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흐름을 종합해볼 때 정현식 대표가 먼저 나서 중국인들을 모시자는 데 발벗고 나서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중국인 사이에 형성됐던 과거 롯데백화점의 위상을 되찾아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롯데라는 이름을 향한 중국인들의 인식도 사드 사태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롯데가 ‘잊힌 기업’에 가까운 취급을 받고 있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인식하는 롯데백화점의 이미지와는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인다.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서울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은 ‘서울 쇼핑 필수 코스’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홍슈와 인스타그램, 각종 여행 가이드에서는 “서울 가면 명동과 롯데백화점은 기본 루트”라는 중국 고객들의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K-뷰티와 K-패션 인기 브랜드를 한 번에 살 수 있다는 점과 샤오홍슈 게시글을 보여주면 추가 할인과 기념품을 준다는 ‘꿀팁’이 공유되면서 “서울 쇼핑 필수”, “반드시 들러야 할 백화점”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정 대표가 현지 인식까지 신경쓰면서 중국인 고객과 접점을 넓히는 이유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2024년 4분기보다 43% 늘었다. 본점 매출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1년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롯데백화점 '사드'로 잃은 중국 민심 얻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25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현석</a> '600만 유커'에 공 들인다
▲ 두 모델이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덕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정 대표는 국내 관광객을 넘어 중국 현지에서 롯데백화점의 이미지를 다시 짜는 ‘리브랜딩’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2020년부터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맡아 구조조정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한 경험이 있다.
 
당시 유니클로를 ‘빠르게 싸게 사는 패스트패션’이 아니라 히트텍·에어리즘 등 기본 라이프웨어에 집중하는 브랜드로 선회시키고 콜라보·업사이클링 서비스 등을 강화해 젊은 소비층을 다시 끌어들였다.

그는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영업전략팀장, 중동점장 등을 거친 ‘정통 롯데맨’이기도 해 내부 사정에도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롯데 내부 이해도와 유니클로 리브랜딩 경험을 동시에 갖춘 만큼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롯데백화점의 이미지를 다시 짜는 데 적임자”라는 시각이 나온다.

증권가는 정 대표의 전략을 놓고 롯데백화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회복에 더해 외국인 방한 모멘텀이 강화되고 특히 백화점의 수혜가 큰 상황"이라며 "현재 한일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방향키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2분기부터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소득층과 고액 자산가 외에도 중산층에서도 소비가 증가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롯데쇼핑의 주요 사업부의 매출 성장세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 모멘텀은 2분기에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계절성과 노동절 연휴 등을 감안한다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분산된 ‘한일령’ 반사수혜 효과가 서울로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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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잘 읽었습니다.   (2026-03-19 16:4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