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원 빗썸 대표가 다시 한번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기업공개를 바탕으로 전통금융과 협업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 ▲ 이재원 빗썸 대표가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공식화하며 투명한 내부통제 구축에 고삐를 죈다. |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IPO 재도전이 제도권 금융사와 협업 기반을 놓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나온다.
빗썸은 전날 2028년 IPO 완료를 목표로 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내부통제 고도화, 국제 회계기준으로 전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이 담겼다.
이재원 대표와 빗썸이 IPO 추진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빗썸은 2023년에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를 준비했다. 하지만 예비심사 등 본격 상장 절차를 밟기 전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이번에 IPO 재추진을 공식화한 데에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 필요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금융과 협업을 확대할 기반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통금융과 가상자산거래소 사이 지분투자와 협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빗썸은 아직 굵직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의 협업 상황을 살펴보면 업비트는 네이버페이와 하나금융, 삼성금융, 한화투자증권 등과 협업하고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금융 및 OKX, 코빗은 미래에셋, 고팍스는 바이낸스 등과 각각 협력하며 신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빗썸은 국내 거래량 기준 업계 2위지만 아직까지 굵직한 협업 파트너를 찾지 못한 것이다. 앞서 키움증권이 빗썸에 지분투자할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
IPO 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회계·내부통제·지배구조 개선은 제도권 전통금융사가 전략적 파트너를 검토할 때도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논란이 전통금융과 전략적 제휴 확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금융권에서는 신사업인 디지털자산사업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만큼 최대한 안정성 있는 파트너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은 앞서 코인원과 협업을 알리며 코인원의 보안과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빗썸은 올해 초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보다도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더 커졌다.
빗썸이 9월24일 만료되는 국민은행과 실명계좌 제휴 연장을 어떻게 협의할지도 시장 신뢰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계약이 6개월만 연장됐던 만큼 이번에 다시 1년 계약을 맺는다면 내부통제 개선이 일정 부분 인정받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 ▲ 빗썸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와 지배구조 명확화 등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재원 대표는 시장에서 제기돼 온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안도 모색해 왔다.
빗썸은 2025년 가상자산거래소 사업과 신사업 법인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구조 단순화에 나섰다.
다만 2대주주 비덴트 등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의 복잡성은 여전히 시장에서 지배구조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빗썸이 IPO 심사 과정에서 지배구조 투명성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IPO 계획이 단순한 자금조달을 넘어 ‘제도권 금융과 협업할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빗썸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IPO 추진은 단순한 상장을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도권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7년 빗썸에 합류해 글로벌실장, 경영자문실 고문 등을 거쳤다. 2022년 대표로 선임된 뒤 2024년과 2026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