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3-06 1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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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법원이 국민의힘 지도부의 ‘친한동훈계’(친한계) 숙청의 ‘희생자’로 꼽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이 큰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미 한동훈 전 대표 제명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결국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체제의 ‘승리’로 정리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민의힘 움직임을 종합하면 당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내린 1년 당원권 정지 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지도부의 연이은 ‘친한동훈계’(친한계) 제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제까지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앙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제명), 김종혁 전 최고위원(탈당 권유 후 제명),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당원권 1년 정지) 등 친한계 인사들에 잇따른 중징계를 내려왔다.
뿐만 아니라 현재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에 사퇴 촉구 입장문을 낸 당협위원장 전·현직 당협위원장 24명과 한 전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행에 동참한 8인도 윤리위에 회부돼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권성수)는 5일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와 같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역시 가처분을 신청한 김 전 최고위원의 경우도 추가로 인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도부로서도 더 이상의 징계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전날 법원의 인용 직후 당 대표실에 모여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와 같은 ‘소동’을 두고 일각에서 일시적인 흐름일 뿐 결국에는 장 대표 체제의 ‘강경’ 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도부가 친한계 인사들은 연속적으로 제명하며 ‘숙청 정치’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도 누구 하나 장 대표에 결사 항전한 이가 없었다. 특히 장 대표가 자신에 대한 사퇴 및 재신임 요구를 하려면 나도 직을 걸테니 요구를 하는 이도 직을 걸라는 주장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소장파는 심지어 지도부의 노선에 대해 사실상 ‘자포자기’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내 소장파 의원 등으로 이루어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와 장 대표를 차례로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지방선거 승리란 목표는 같아도 방법론과 전략에는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이런 차이에도 저희만의 노선을 주장하는 것이 과연 관철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있어 당 대표와 지도부에 (노선 결정의) 권한이 있는 만큼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원은 심의의 ‘절차’에 무게를 실어 판결한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는 절차를 보강해 다시 한 번의 징계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현재 개혁신당 당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에 중징계 처분을 내릴 때도 한 번 더 징계에 나서 결국 관철했던 전력이 있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에 그는 한때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했지만 이후 추가 징계를 받으며 결국 탈당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제가 지금 판결문을 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언론 보도 등 취재 및 주장을 종합해보면 윤리위에서 징계할 때 다 서류로 몇일 전에 송달을 해야한다. 그런데 아마 SNS로 송부한 게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는 것으로 인용된 것으로 저는 듣고 있다”며 “절차만 다시 거쳐서 문서로 보낼 것이다. 그러면 똑같은 1년(당원권 정지 처분을) 해도 법원에서 (배 의원이) 못 이길 것이니까 아마 다시 징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배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당장 이날부터 복귀할 뜻을 밝혔지만 서울시 공천에 있어서도 배 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앞줄)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미 여러가지 장치들을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영향력을 키워뒀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월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회의에서 인구 50만 명 이상인 서울의 기초자치단체의 후보를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는 내용 등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는 지역은 모두 26곳인데 여기엔 서울시 강서구, 관악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추후 시도당에서 요청하거나 상징성과 파급력이 큰 지역 등은 추가로 중앙당 직접 공천 지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또 중앙당은 여성과 청년 후보자에 사상 처음으로 정량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이 또한 지도부 입김을 불어넣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르면 30세 미만 정치 신인은 최대 15점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여성, 중증·경증 장애인, 탈북민, 유공자, 사무처 당직자 또는 국회의원 보좌진 등도 유형별로 최대 10점까지 가산점을 받는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보나마나 현역 단체장들 다 쫓아내겠다고 하면서 자기들,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들을 청년, 여성 이런 이름으로 잔뜩 집어넣으려고 할 것이고 시 의원들에게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자치단체장들도 고성국이 30개 내놔라 이렇게 얘기를 했듯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