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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최지성, 이재용 없는 삼성 리더십 공백 어떻게 메우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7-02-17 15: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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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라희 최지성, 이재용 없는 삼성 리더십 공백 어떻게 메우나  
▲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이 2015년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79년 만의 총수 구속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과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이 경영공백을 메울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오너와 전문경영인으로 최고 실권을 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역할에 변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지성 부회장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최 부회장은 이어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접견실을 찾아 첫 면회자로 약 10분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팀 등과 대응방안을 논의한 내용을 놓고 이 부회장과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해 40년째 삼성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오너를 제외하면 사실상 1인자로 꼽힌다. 삼성그룹에서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이는 이 부회장과 최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3인에 불과하다.

로이터는 이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그리고 여동생인 이부진 사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인 난팡차이푸왕은(南方財富網)도 “삼성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권오현 부회장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 오너경영 공백에 따라 ‘최지성-권오현’ 투톱체제로 비상경영체제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는 물론 전자계열사를 아우르는 실무형 전문경영인인 만큼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그룹 내 2인자로 꼽혀온 최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공산이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했으나 이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룹 컨트롤타워의 수장으로서 최 부회장이 비상경영을 이끄는 것은 물론 앞으로 있을 이 부회장의 재판 등 오너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총대를 멜 수밖에 없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이날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최 부회장도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검은 최 부회장을 입건해 놓은 상태로 앞으로 수사에서 얼마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

  홍라희 최지성, 이재용 없는 삼성 리더십 공백 어떻게 메우나  
▲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다만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대상으로 청구한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점을 고려하면 특검이 관련된 전문경영인들에 구속영장 청구 등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최 부회장은 사법처리되더라도 불구속기소되면 비상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의 역할은 더욱 주목된다.

홍 관장은 이건희 회장이 수년째 병상에 누운 상황에서 아들의 구속까지 지켜보는 개인적 아픔을 겪게 됐다.

홍 관장은 서울대 미대를 나와 1967년 이건희 회장과 결혼해 삼성가 안주인으로서 미술관 운영 정도 외에 그룹 경영에 나선 적이 전무하다.

홍 관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지 약 1년 뒤인 2015년 이재용 부회장과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잠실야구장에 삼성라이온스 경기를 직접 관람해 후계자로 이 부회장의 입지에 힘을 실어줬다는 말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들은 홍 관장이 삼성그룹의 사상 초유 오너공백 위기에 직접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 오너가를 대표해 삼성그룹 경영에 지침을 주거나 비상경영체제를 추인하는 등 일종의 막후실세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최근 특검 수사과정에서 최순실씨가 "홍라희씨가 이 부회장을 탐탁치 않아 한다, 홍씨는 딸 이부진씨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홍 관장이 경영전면에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막후 권력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교롭게도 홍 관장의 동생인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최근 대선출마설이 나돌아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홍 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0.77%를 보유해 이건희 회장(3.54%)에 이어 개인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소유한 0.60%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이지만 이건희 회장 사후 지분상속이 이뤄질 경우 지분이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변화가 일어날 경우 홍 관장의 의중은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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