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신경망 번역 어플리케이션(앱) 파파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파고는 구글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자료(데이터)가 많이 필요한데 6월 정식 출시 덕에 방대한 자료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파파고, 6월 정식버전 출시 예정
14일 네이버에 따르면 6월에 파파고의 정식버전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정식버전에서 긴 글도 인공지능을 통해 번역될 수 있도록 바뀐다.
|
|
|
▲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
파파고는 기존에 200자 이하의 단문만 ‘인공신경망 기반 번역’ 결과를 제공했고 200자 이상부터는 기존 방식인 ‘통계기반의 2세대 기계번역’ 결과를 냈다.
인공신경망 기반 번역은 인공지능(AI)이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학습해 결과를 산출하는 반면 기존 방식은 인간이 직접 자료를 주입해야 통계를 내린다. 인공지능은 새 번역거리를 받으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내놓기 위해 공부하고 번역한 뒤 기억한다.
이 때문에 파파고는 공부량이 늘어날수록 번역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네이버는 이번 정식버전을 통해 파파고의 학습자료가 더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로 변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고의 과제는 자료 축적이다.
품질논란에서 벗어나거나 구글의 대항마로 크기 위해서 자료가 필요하다. 번역 자료가 많아질수록 품질의 고도화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네이버는 장문번역을 통해 자료를 많이 축적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최근 파파고는 아직 품질의 고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잘못된 번역을 제공한다는 말도 나왔다. 특히 한국 정서에 반하는 번역결과를 낸 탓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 네이버는 왜 파파고 성능을 높이려고 할까
파파고의 성능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과 관련이 깊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파파고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한 계단 더 가까워진 셈으로 보고 있다.
|
|
|
▲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파파고는 네이버랩스의 첫 서비스다. |
파파고에 적용된 통번역 기술은 네이버 발전방향인 ‘생활환경지능’과 ‘글로벌’ 전략의 주춧돌로 평가된다. 언어는 모든 것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다양한 서비스에 파파고의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에는 ‘다국어 번역봇’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하나의 채팅방에서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4개국어를 번역해 각자 모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 소통이 더 원활해지려면 파파고가 뛰어난 번역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앞으로 글로벌시장에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파고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다면 구글의 ‘크롬’ 같은 웹브라우저 ‘웨일’ 등 네이버가 개발하는 신규 서비스를 세계에 내놓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파파고, 구글과 시험대 올라
파파고는 구글의 번역기보다 자료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보통 3개국어를 번역하려면 파파고는 6개의 자료가 필요하지만 구글은 4개일 때도 가능할 수 있다.
구글은 한글->영어, 영어->일어 2가지의 번역 자료가 있으면 한글->일어 자료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번역할 수 있다. 반면 파파고는 한글->영어, 영어->일어, 한글->일어 3가지의 자료가 필요하다.
파파고는 21일 구글과 번역능력의 시험대에 오른다.
이날 파파고는 구글 번역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출신 번역사와 겨룬다. 이번 대결은 국제통번역협회의 주최로 진행되고 세종사이버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오후 3시에 시청할 수 있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하나의 기사를 번역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대개 인간 번역사가 구글과 파파고를 제치고 승리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며 “파파고와 구글은 1분 안에 번역이 끝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번역의 질을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