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확대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 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사업과 디지털금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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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겸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9일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은 최근 수년간 이익이 정체되고 있는 데다 신한카드에 상대적으로 이익 의존도가 높다”며 “앞으로 비은행부문의 확대 및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한금융은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42%에서 지난해 35%가량으로 줄었다.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오히려 2015년보다 650억 원가량 감소했다.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2015년보다 순이익이 줄어든 곳을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 –46.4%,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39.5%, 신한캐피탈 –26.5% 등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인수합병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의 몸집 불리며 빠르게 순이익 격차를 좁히고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1436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같은 기간에 순이익 격차는 2719억 원이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장점으로 꼽혔는데 다른 금융그룹들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노무라증권은 “신한금융 비은행부문의 실적 성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2018년까지 금융그룹 가운데 상대적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는 리딩금융그룹 수성을 최대 과제로 삼은 만큼 상대적으로 부진에 빠져있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강화해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외형확대를 위해 다른 증권사 인수를 지주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2010년 이후 6년 연속 순이익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지난해 143억 원을 거둬 2010년(397억 원)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조 내정자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데다 신한은행장으로서 신한금융투자와 협업체제를 갖춘 경험이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을 강화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했던 인물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것은 조 내정자가 처음이다.
신한은행에서 글로벌과 디지털금융을 강조한 만큼 그룹차원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높다.
조 내정자는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2015년 이후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16개국 72곳에서 20개국 150곳까지 늘렸다.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을 내놓고 무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 등을 도입해 변화하는 디지털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내정자는 기존의 장기 경영전략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사업 확대와 디지털금융 선도, 선제적 위험관리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