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16일 확정될 KT 차기 CEO 후보자, 어떤 색깔 '경영 인수위' 꾸릴까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5-12-15 11:44:3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KT 이사회가 오는 16일 차기 CEO 후보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T 안팎에서는 숏리스트에 오른 3명 가운데 누가 차기 CEO 후보자로 선임될 지 못지 않게 차기 CEO 후보자가 '경영 인수위'를 어떤 모양과 규모로 꾸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름 준비를 갖춘 CEO 후보자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숏리스트에 오른 3명 각각별로 사내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누구인지가 주목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16일 확정될 KT 차기 CEO 후보자, 어떤 색깔 '경영 인수위' 꾸릴까
▲ KT 이사회가 16일 차기 CEO 후보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차기 CEO 후보자가 어떤 모양의 경영 인수위를 꾸릴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KT에는 차기 CEO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KT에선 통신망 해킹,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불거져 민관합동조사단·경찰·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처분(영업정지 등)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신망에 유령(불법) 기지국이 침투되고 이를 통한 무단 소액결제 등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껴 이탈하는 가입자들의 중도 해지 위약금을 면제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피해 가입자들의 단체 손해배상 소송 등 개인정보 유출 파장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망가진 회사 이미지도 회복시켜야 한다.

김영섭 사장 시절 특별 희망퇴직 시행 등으로 불거진 사내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KT는 지난해 지사와 지점 등을 인적분할 하는 형태의 조직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사·지점의 네트워크 유지보수 등의 기능을 자회사 2곳으로 분리하고, 본사 임직원 1700여명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직원 2500여명은 격오지 발령과 낯선 업무 지시 등으로 자회사 전환에 동의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사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법원이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며 버티는 직원에게 보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KT는 또 이재명 정부 들어 '모두의 AI'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추진 중인 '소버린(주권형) AI' 사업 공모전에서 탈락해 새 먹거리 사업 동력이 떨어진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더불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전략적 제휴 약정과 관련해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사내 전산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도 해소해야 한다.

그동안 KT 안팎에선 MS와 전략적 제휴 과정에서 연간 1조5천억 원의 MS 쪽 매출을 보장하는 불공정 약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같은 맥락에서 사내 전산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 추진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이 일이 KT 자회사가 아닌 김영섭 사장의 '친정' 기업 LGCNS에 맡겨진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뭔지 설명돼야 한다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KT 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려왔다. 하지만 차기 CEO 후보 선임 과정에서 의혹과 의문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KT는 아직 올해 정기 임원인사도 못한 상태이다. 내년 사업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

정기 인사와 관련해선 무엇보다 김영섭 사장 시절 '올레 KT(낙하산 내지 대표이사와 인연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들을 가리키는 말)'들이 어느 정도 선에서 정리될 지가 주목된다.

모두 차기 CEO가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것들이다.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 소액결제 사태 발생 뒤 김영섭 사장이 연임 도전 포기를 선언하면서 KT 경영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이다.

반면 차기 CEO 후보자는 내년 3월에야 취임한다. 전례대로라면,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총서 이사 선임 승인을 받고,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취임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KT 차기 CEO 후보자가 가장 먼저 결정해야 것도 공식 취임 때까지 지금의 경영 상태를 방치할 것인지 여부다. 인수위를 어떻게 꾸릴 지에 KT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KT 경영 공백이 최소화하려면 차기 CEO 후보자가 서둘러 인수위를 꾸려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비공식적으로나마 경영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공식 취임 전까지는 김영섭 사장의 손을 빌려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하고 현안 처리 결정을 할 수 있다.

민간기업 방식을 따르면 된다.

선례도 있다. KT 전직 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직 CEO 가운데 상당수가 CEO 후보자 확정 뒤 비공식 조직 형태로 경영 인수위를 꾸려 업무를 보고받고, 신사업을 준비해왔다. 또한 현 CEO의 손을 빌려 인사를 단행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16일 확정될 KT 차기 CEO 후보자, 어떤 색깔 '경영 인수위' 꾸릴까
황창규 전 KT 회장은 경영 인수위 조직을 통해 전임 이석채 회장 시절 '올레 KT'들을 한명 열외 없이 정리하고, 사업들도 재검토해 상당수를 엎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경영 인수위를 좀더 파워풀하게 꾸리고 운영한 선례도 있다. 황창규 전 회장 때가 대표적이다.

황 전 회장은 취임 전 경영 인수위 성격의 조직을 '전담반'이라는 이름으로 꾸려 전임 이석채 회장 시절 올레 KT들을 한 명 열외 없이 정리했다. 이를 통해 임원 인건비와 한 해 수백억원으로 추정되던 'CEO 유지비' 문제 등을 해결했다.

또한 이미 수천억 원이 투입된 사내 전산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엎었다. 공감대 형성 등 충분한 준비 작업 없이 추진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라서다. 기존 투자분은 비용 처리했다. 전임 CEO 시절 추진된 다른 프로젝트들도 재점검해 상당수를 엎었다.

그에 따라 KT는 황 회장 취임 첫 해 사상 첫 연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82년 KT가 체신부에서 한국통신공사로 분리된 뒤 처음이다.

하지만 황 회장 취임 이듬해 KT는 영업흑자로 전환했고, 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덕분에 황 회장은 물론 임직원들도 성과급을 짬짤하게 챙겼다.

황 회장은 이런 파격적 초기 행보를 통해 '낙하산 CEO' 논란을 덮었다는 뒷평가도 있었다. 또한 전임 CEO 시절 올레 KT들을 모두 정리한 뒤 비어진 자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람을 올레 KT로 또 챙겼다는 지적도 많았다.

KT 안팎에서 "민간기업 경영인 출신답게 애초부터 기저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뒷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임 CEO 때 잘못 저질러진 부분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실적을 바닥으로 낮추고 외부 인사 영입 공간을 극대화하는 '큰 그림'을 그렸고, '원래 KT'(KT 토박이 임직원) 인사들로 인수위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손에 피 한방울 안묻혔다는 게 골자다.

물론 황 회장 취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황 회장은 전임 CEO가 물러난 상태에서 선임돼 취임했지만, 차기 CEO는 김영섭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취임 절차를 밟게 된다. 노조가 눈을 부라리고 있고, 이사회가 주요 임원 인사 때는 이사회 승인을 받게 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도 달라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며 낙하산 논란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KT 안팎에선 관행을 이유로 정치권이 지배구조상 민간기업인 KT CEO 선임에 개입했다가는 이재명 정부가 앞세우는 '혁신'과 '청산'의 취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적어도 이번에는 낙하산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낙하산 논란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이 말하는, 차기 CEO 후보자의 인수위 구성 여부와 모양에 주목하는 또다른 배경이다. KT가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그림을 갖고 있는지, 독한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를 갖췄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섭 선임기자

최신기사

토스 알바몬 손잡고 구직서비스 '토스알바' 출시, "토스앱에서 지원까지 가능"
현대차 한국GM 강성 노조위원장 선출돼, 내년 노란봉투법 시행 맞물려 노사 갈등 더 심..
유럽 '2035년 내연차 판매금지' 규제 폐지 전망, K배터리 '미국 악몽' 재현되나 
금값 이어 은 시세도 '전성기' 지속 예고, AI 수요와 미국 금리 인하가 쌍끌이
BNK금융 부산은행 차기 행장에 쏠리는 눈, 연임과 혁신 사이 '빈대인 2기' 인사 가늠자
[원화값 뉴노멀②] 고환율 고착화에 금리정책 부담 커진 한국은행, 이창용 '신3고' 부..
삼성 갤럭시S26 하드웨어 성능 큰 개선 없다, 노태문 부품값 상승과 애플 경쟁 위해 ..
환경단체들 "일회용품 규제 3년째 후퇴, 탈플라스틱 로드맵 통해 정상화해야"
비트코인 시세 10만 달러로 회복 전망 낙관적, 기관 투자자가 '버팀목' 역할
KB금융 '2025 허브데이' 개최, 양종희 "스타트업 맞춤 지원 강화하겠다"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