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회장이 KDB생명보험 재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KDB생명보험 매각은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앞둔 산업은행이 정책금융 업무와 무관한 계열사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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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 |
그러나 인수후보와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 주 안으로 KDB생명보험에 대한 입찰적격후보를 선정한다.
이에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 국내 소형 사모펀드 단 한 곳만 참여했다. 이 사모펀드는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KDB생명보험을 인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보험은 중고매물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KDB생명보험 매각을 추진했지만 당시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DGB금융과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거래가 불발됐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 매각가격을 최소 5700억 원으로 산정했지만 DGB금융이 제시한 인수가는 그보다 크게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매각가격을 고수하고 있어 재매각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KDB생명보험이 최근 공격적 영업으로 몸값 높이기에 나서 매각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DB생명은 최근 최저보증이율 3.65%를 보장하는 방카슈랑스 전용 저축성보험 상품을 내놨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 상품은 역마진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화나 이메일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않고 온라인으로만 상품을 판매하는 KDB생명보험이 변신을 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상품에 대해 “KDB생명이 매각을 앞두고 단기매출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규모 확대와 볼륨을 높이기 위해서 저축성보험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 매각을 놓고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사모펀드를 결성해 KDB생명보험을 인수했다.
산업은행과 함께 국민연금, 코리안리 등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펀드만기는 내년 2월이다.
그러나 KDB생명보험 매각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 신설법인 출범과 함께 정책금융 업무와 무관한 계열사를 정리한다는 상징성도 있어 산업은행으로서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통합산은 출범은 내년 1월1일이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은 올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산은통합에 따라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 등 매각대상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애초 통합산은 출범 이전에 KDB생명보험을 매각하고 출범 이후 나머지 금융계열사 매각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는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은 예정보다 늦춰진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내년 1월 통합산은이 출범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