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개발 운영체제(OS) ‘타이젠’의 부활을 위해 개발자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 등 신사업분야로 타이젠의 영역을 확대해 강력한 생태계 효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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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5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2017년 하반기 자체개발 운영체제의 새 버전 ‘타이젠4.0’ 출시를 앞두고 사업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타이젠 새 버전의 출시목표에 맞추기 위해 연구개발에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이젠 4.0은 기존 운영체제와 달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사물인터넷 가전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춰 출시된다. 타이젠 기반 제품들 사이의 연동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개발자들이 내놓는 전용 앱과 콘텐츠가 삼성전자의 타이젠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돼 앱 생태계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인도 등 일부 신흥시장에서 출시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용해 내놓으며 초반에 주목받았지만 최근들어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점점 강화되는데다 타이젠 스마트폰이 다양한 앱 등 콘텐츠기반을 확보하는 데 계속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타이젠의 점유율은 여전히 1% 미만에 그쳤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88%, 애플 iOS가 11% 정도의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도에 타이젠 전문 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꾸준히 지원을 이어오고 있지만 외부 개발자들은 판매량이 극히 적은 타이젠 스마트폰만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앱을 개발할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젠 운영체제가 적용되는 스마트워치 ‘기어S’ 시리즈도 성능과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나 애플의 ‘애플워치’ 등 경쟁작보다 앱이 턱없이 부족한 점이 흥행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전용 개발자도구를 이용해야 했던 타이젠이 올해 새 버전부터 .NET(닷넷)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을 내놓았다.
닷넷은 C언어와 J스크립트 등 20가지 이상의 프로그래밍언어를 지원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형 개발자언어로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한 앱을 개발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다른 운영체제에 맞춰 개발한 앱을 편리하게 타이젠으로 옮겨 출시할 수 있고 타이젠 전용 앱도 다른 플랫폼에 손쉽게 옮겨 내놓을 수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앱 개발에 참여할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기존에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개발자들이 타이젠에서만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일 가능성은 낮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개발자들이 더 쉽게 뛰어들 수 있게 돼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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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선보인 닷넷(.NET) 기반 타이젠 개발자도구. |
삼성전자는 올해 2월1부터 10월까지 전 세계의 타이젠 앱 개발자들에 매달 1만 달러를 지원하는 새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타이젠 새 버전 출시를 앞두고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의 적용분야를 확대하는 데 온 힘을 쏟고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를 모바일기기와 TV, 생활가전에 이어 주요 신사업인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탑재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든 제품이 하나의 운영체제 플랫폼 안에서 동작할 경우 소프트웨어 연동이 강화돼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타이젠을 적용한 기기를 사용하던 구매자가 새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이런 편의성 때문에 삼성전자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이런 효과를 노리며 스마트폰 분야의 운영체제 경쟁력을 가전과 자동차로 확대하기 위해 협력사를 꾸준히 늘리는 등 영역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만큼 타이젠 운영체제의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경쟁업체들에 강력한 우위를 점하며 이런 효과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동작하도록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한다. 타이젠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는 이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인 셈이다.
디지털트렌드는 “삼성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의 기반을 꾸준히 닦으며 이를 경쟁력있는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새 전략으로 활발한 개발자 참여를 유도하는 데 성공한다면 목표를 충분히 이뤄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