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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배터리 가격 가파른 하락세, 삼성SDI 가시밭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2-03 15: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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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배터리업체의 증설경쟁으로 전기차배터리의 평균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본격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 진출로 이 시장에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가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벌여온 중대형배터리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배터리 가격 가파른 하락세, 삼성SDI 가시밭길  
▲ 조남성 삼성SDI 사장.
3일 블룸버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한 리튬배터리의 글로벌 평균가격은 지난해 킬로와트시(kWh)당 273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보다 36%, 2014년과 비교하면 50%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이 협력한 ‘기가팩토리’ 등 대규모 배터리공장 증설경쟁이 중국기업을 포함한 여러 업체들에서 이어지며 가파른 가격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 BNP파리바는 전기차배터리 평균가격이 현재 kWh당 400달러에서 2020년 215달러로, 2025년 140달러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가격을 kWh당 190달러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배터리와 완성차를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효과로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중국기업들이 올해 전기차배터리 공급가격을 지난해보다 최대 40%까지 낮추며 테슬라보다 더 빠르게 앞서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YD 등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정부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로 생산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배터리업체가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 전기차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배터리 가격하락이 이어져 삼성SDI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27% 정도 낮은 8만6천 원으로 제시했다.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의 실적부진 가능성에 대응해 중대형매터리 매출처를 에너지저장장치(ESS)분야로 다각화하며 신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최근 회사이름에 ‘모터스’를 떼며 전기차뿐 아니라 ESS시장에도 수직계열화 효과를 앞세운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증설하는 ESS배터리 신규공장의 생산규모는 지난해 글로벌 전체수요의 15%에 이른다”며 “가격경쟁력에서 강력한 우위를 점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기차배터리의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테슬라와 중국업체들의 외부공급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삼성SDI가 받을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는 전기차배터리를 향후에도 외부에 판매하기보다 대부분 자체 제품에 탑재할 공산이 크다. 중국업체의 배터리 역시 기술력을 인정받기 어려워 내수시장에서 대부분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

  중대형배터리 가격 가파른 하락세, 삼성SDI 가시밭길  
▲ 삼성SDI 중국 시안공장.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업체는 일부를 제외하면 영세한 수준이라 현실적으로 유럽 프리미엄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쉽지 않다”며 “중국의 생산증설이 해외매출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중국정부의 견제로 배터리 공급이 어려워진데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점은 부정적이지만 유럽에서 고객사기반을 확대하며 이를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중국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지만 유럽 고객사를 기반으로 꾸준한 신규수주가 발생하며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배터리를 유럽 완성차고객사에 적극적으로 공급하며 중국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공장의 경우 인건비 등 고정비가 적어 국내공장보다 유럽향 제품생산에 유리하다”며 “중국에서 배터리 공급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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