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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중남미 거점 페루 정국불안에 몸살, HD현대중공업·현대로템·KAI 사업 차질 빚나 촉각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10-28 16: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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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방산 기업들이 중남미 수출 거점으로 낙점한 페루가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의회 탄핵으로 물러났고, 임시 행정부 수반이 집권했지만 여전히 페루 내 젊은 세대들의 반정부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내년 4월까지는 페루 정국이 매우 혼란할 것으로 예상돼, 페루에 진출한 K방산 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방산 중남미 거점 페루 정국불안에 몸살, HD현대중공업·현대로템·KAI 사업 차질 빚나 촉각
▲ 페루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가 호세 헤리 임시 대통령의 집권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행진하는 모습. <연합뉴스>

28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페루 방산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국내 방산 기업들이 페루 방산 사업 중단에 악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월10일 디나 볼루아루테 대통령의 탄핵으로 임시 대통령이 된 호세 해리 대통령이 집권했다. 하지만 해리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연일 일어나자 22일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페루의 시위는 젊은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연금 의무가입 법제화 △볼루아루테 대통령의 ‘롤렉스 스캔들’로 대표되는 기득권의 부정부패 △불안정한 치안 등에 반발하며 대대적인 사회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페루의 정국이 안정될 때 까지는 해외 기업의 페루 내 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트라의 페루 리마무역관 측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차기 정부의 경제·재정정책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 역시 정책 연속성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투자 확대에 소극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11월 한국-페루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 △해군 잠수함 공동 개발 △KF-21 부품 공동 생산 등에 따라 국내 방산 기업들이 페루를 발판삼아 중남미 지역으로 방산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었는데, 이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의 국영조선소 ‘시마(SIMA)’ 조선소에 설계·공정 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페루 해군 함정 건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4척을 인도할 예정으로, 총사업비 규모는 6406억 원이다.  

또 회사는 2039년까지 페루 정부와 해군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후속 함정사업에서도 우선협상자 지위까지 획득한 상태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1500톤 급 잠수함 페루 모델 개발 의향서 체결도 계획하고 있었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시마 조선소와 협력하고 있는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페루 공군의 노후항공기 교체 사업에 FA-50과 KF-21로 구성된 패키지 제안을 넣은 상태로, 사업 수주 시 페루 국영기업 ‘SEMAN’에 부품 현지 공동 생산을 약속한 상황이다.

페루 공군현대화 사업은 총 24대 규모로 미국의 ‘F-16’, 프랑스의 ‘라팔’, 스웨덴의 ‘그리펜’ 유럽연합 4개국 공동개발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이 사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페루에서 과거 KT-1 수출·현지조립생산 등의 경험을 갖췄으며, 이를 토대로 수출 기종을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K방산 중남미 거점 페루 정국불안에 몸살, HD현대중공업·현대로템·KAI 사업 차질 빚나 촉각
▲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은 현재 페루 방산 사업 수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페루 정국 혼란으로 자칫 방산 사업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연합뉴스 > 

현대로템은 K808 장갑차에 이어 페루에 K2 전차 수출 이행계약 체결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현지시각 27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호르헤 칼리노프스키 페루 육군군수사령관 소장은 현지에서 열린 방위사업 관련 포럼에서 “페루 현지에 K2 전차, K808 장갑차 조립공장을 2억7000만 달러를 들여 건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로템 측은 “논의가 오고가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페루 방산 수출과 관련해 여유를 두고 접근하면서, 기업들은 리스크를 분산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르타 리마무역관 측은 “페루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방산 기업들이 몇 가지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며 “페루는 고위 관료 교체와 담당 공무원의 잦은 변동으로 입찰 과정 지연이 흔히 발생하며, 정보 공개와 입찰 과정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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