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올해 중국 현지에서 화장품 판매를 늘리면서 중국인관광객 감소에 따른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LG생활건강은 올해 국내 면세점에서 판매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중국인관광객 수와 자체적인 브랜드 라인업 확장여부가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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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LG생활건강은 최근 몇년 동안 면세점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화장품 판매를 늘리면서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면세점에서만 2014년 3천억 원어치, 2015년 6360억 원어치의 화장품을 판매하며 전체실적을 끌어올렸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에서 면세점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5%, 2015년 25%이었고 2016년에는 30%를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성장률이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2015년 같은 기간보다 80%나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 23%에 그쳤다.
증권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이 올해 화장품사업에서 계속 매출을 늘릴 것으로 보면서도 어느 정도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뿐만 아니라 현 시점은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율 둔화도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관광객 역시 성장률 둔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현지판매를 통해 국내 면세점의 성장둔화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0월 중국정부가 기존 30%였던 일반 화장품 소비세를 폐지하고 고급화장품 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춘 점도 중국 현지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해외면세점과 해외백화점에서 매출이 늘어나면서 화장품부문의 매출이 15%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의 중국 현지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2015년 4분기보다 36.3%나 증가하며 1~3분기 성장률 33.3%를 웃돌았다.
고급화장품 ‘후’가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수요를 크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58개 매장에서 후를 판매하고 있다.
후에 집중됐던 매출구조가 다변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후에 집중됐던 매출이 숨, 빌리프, VDL 등 다른 브랜드로 다변화되면서 면세점 판매와 중국 현지법인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